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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작가 히랑 Feb 19. 2024

(에필로그) 프랑스를 계속 좋아할 수 있을까

 파리 드골 공항! 제발 그러지 말아 주세요.

(에필로그)프랑스를 계속 좋아할 수 있을까

 -파리 드골 공항! 제발 그러지 말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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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마지막 스케줄은 아울렛 ‘La Vallee Village와 갤러리아 라파예트 백화점이다. 특별히 구매할 것은 없지만 한번 돌면서 이것저것 프랑스 금액을 알면 세계의 물가가 파악되는 느낌이다. 유럽 아울렛과 우리나라는 금액 차이가 많이 나므로 우리 TV홈쇼핑에서 함부로 사지 않는다. 


뭘 사려고 하느냐, 

딱히 살 것 없어. 

그런데 왜 가느냐. 

상품과 금액을 봐야 뭘 살건 지 알지. 가기도 전에 왜 그래. 김 팍 세게. 


 왜 사지도 않으면서 백화점 가서 아이쇼핑을 하고 금액을 확인하는지 남자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유럽 아울렛에서 할인과 추가 세일 한 상품을 득템 해서 거의 매일 사용하고, TV홈쇼핑 금액과 비교하며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남자들은 잘 모른다.


파리 드골 공항에서 생긴 일

 프랑스 여행을 마무리하고 다음 날 새벽에 일어나 우버 불러서 드골공항에 갔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갑자기 세상이 휙 돌더니 어지럽기 시작했다. 오르세 미술관과 아울렛에서 무리했고 아침을 잘 먹지 못한 탓인 듯했다. 

 파리에 도착한 첫날 1박, 노르망디 여행에서 돌아와서 1박, 남프랑스 여행 후 3박, 파리에 3번을 드나들며 친구 집에서 5박을 했다. 친구가 한국에 1달 예정으로 들어갔고 남프랑스 여행 떠날 때 냉장고를 완전히 비워서 먹을 게 없었다. 파리는 전체적으로 가게 문을 빨리 닫으므로 늦어서 다음날 아침식사 준비를 해놓지 못했다. 공항 가서 뭐라도 먹지. 생각했다. 배고프면 거의 쓰러지는 몸인데... 설상가상으로 영양제와 귀 이명약을 먹었다. 왜 그랬지??? 평소에는 거의 안 먹는 약을. 

 Tax Refund도 받아야 하고 출국 수속도 해야 하는데 거의 못하고 공항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 그렇게 아파하면 공항 직원들이 달려오고 휠체어라도 태워서 빨리 들여보내줄 줄 알았다. 그들은 야박했다. 물 한잔도 주지 않았고, 뭘 먹어야 되냐고 묻더니 그래야 될 것 같다고 하니 사 먹으라고 했다. 

 Tax Refund은 본인이 와야 된다고 해서 카트를 타고 겨우 가서 얼굴을 보여주고 돈을 돌려받았다. 정신을 차려야 했다. 짐을 뒤졌더니 포도 몇 알이 나왔다.  먹으니 속이 약간 울렁거리더니 어지럼증이 좀 사라졌다. 저혈당이었나. 당뇨도 아닌데... 진즉 먹을걸.

 출국시간 거의 임박해 출국 수속을 하는데 케리어 짐의 무게가 초과되었다고 직원이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 1-2kg 초과된 듯하다. 돈 지불하고 수화물로 넣으려고 했지만 마감을 해버렸고, 도저히 통과시켜주지 않았다. 그럼 어떻게 하느냐 소리치니 가방을 버리든지, 비행기를 놓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때 조용히 다가오는 흑인 한 사람. 도와줄 때니 따라오라 했다. 사기꾼 같았지만 물 불 가릴 때가 아니었다. 그 흑인은 돈을 주면 들여보내주겠다고 했다. 너무 시간이 없어서 얼마냐 물었더니 200유로를 요구했다. 우린 더 이상 유로가 없다하며 Tax Refund 받은 80유로를 주었다. 그 사람은 우리를 라인 중간쯤 데려가더니 통행통제줄을 살짝 올리며 들어가라고 했다. 돈은 케리어 통제했던 직원들과 나눈다고 했다. 직원과 모두 한통속이다. 

전쟁 같은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 문 닫기 직전에 겨우 탔다. 왜 맨날 무리를 하느냐. 나이 생각하면서 여행을 해라. 하마터면 비행기 못 탈 뻔하지 않았느냐. 비행시간 내내 잔소리를 귀가 아프도록 들어야 했다.  

 프랑스 여행 시작 날 공항에서 지갑 잃어버린 줄 알고 식겁했고, 마지막 날 어지러워 고생했다. 설상가상으로 직원들은 돈 몇 푼 챙길 생각으로 해외여행 객을 진퇴양난으로 만들었다. 일단 아프지 말았어야 했고, 옷도 깔끔하게 차려입었어야 했다. 공항에서 깔끔하게 입으려고 재킷도 가져갔지만 아픈 바람에 옷은 엉망이었다. 불어 말고 영어만 쓰는 동양인이 제대로 걸린 셈이다.

 이제 프랑스에 정을 떼고, 그만 오라는 사인인 것 같다. 프랑스 중독에서 헤어날 때가 됐다. 대학교 때 불어를 전공하며 꾸었던 프랑스 여행의 꿈! 7번째 프랑스 여행을 끝으로 마무리한다. 

 공항 케리어 이야기를 망설이다 쓴다. 여전히 프랑스를 좋아하는 맘이 남아서일까. 프랑스가 아름답고, 좋다고 쓴 여행글에 재뿌리기 싫어서였을까. 21세기 프랑스 파리에서 일어날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자유여행이라 이런 일도 겪는다. 

파리 드골 공항~ 제발 그러지 말아주세요. 프랑스를 계속 좋아하게 해주세요.

#파리 드골 공항에서 생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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