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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작가 히랑 Feb 03. 2024

몰랐잖아, 주유 보증금이 200유로라니~

렌터카로 남프랑스 여행 좌충우돌 3, 4

몰랐잖아, 유류 보증금이 200유로 이라니~ 


렌터카로 남프랑스 여행 좌충우돌 3

가도 가도 산뿐~


 칸 시내를 오전에 잠깐 돌아보고 남프랑스 자연을 보러 출발이다. 라벤더 들판이 있는 발랑솔(Les Terrasses de Valensole) 가는 길에 프랑스 그랜드케년이라는 베르동 자연공원이 있다. 칸 호텔에서 인터넷이 안 돼서 대충 기억나는 베르동 자연공원을 내비게이션 찍고 출발했다. 향수로 유명한 ‘그라스’라는 도시를 지나는데 고바위로 올라가기 시작한다. 차는 어느새 산길을 달리고 있고 해발 1000m 표지판도 나온다. 주변은 온통 높은 산뿐이다. 신기하게도 산길인데 심한 오르막은 아니어서 주변을 둘러보지 않으면 산길을 달리고 있다고 못 느낄 정도이다. 

가도 가도 산이다. 정작 가고자 하는 곳, 프랑스에서 가장 예쁜 마을이라는 무스티에 생트 마리(Moustiers Sainte-Marie)를 내비에 찍었지만 Wifi가 잘 되지 않는다. 다행히 작동하고 있는 Wifi는 된다. 잘못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행히 작은 마을이 나타나 일단 점심을 먹었다. 산속 마을이라 여전히 Wifi가 원활하지 않다. 예쁜 마을, 호수와 협곡이 있는 곳과는 먼 곳이란다. 너무나도 넓은 베르동 자연공원을 찍을 일이 아니었다. 지리산 국립공원에서 목적지는 남원 쪽인데 하동 쪽으로 간 것과 같다. 그것보다 더욱더 멀고 험하다. 겁이 덜컥 났다. 산에서 빠져나가지 못해 산사람이 될 것 같았다. ‘오늘 밤을 산에서 맞을 수도 있다. 발랑솔로 바로 가라’고 식당 주인이 말하며 근처 큰 도시를 알려줬다. 산을 한참 내려오다 반가운 마을을 지난다.


렌터카로 남프랑스 여행 좌충우돌 4

몰랐잖아, 유류 보증금이 200유로 이라니~ 


반 고흐가 아를을 스스로 갔던 생레미 프로방스에 있는 생폴 요양원에 간다. 남프랑스의 여행이 끝나가고 있다. 다음 일정에 렌트한 차를 반납해야 하기에 주유소에 갔다. 아무 생각 없이 체크카드를 넣었는데 오일도 넣기 전에 카드를 빼라는 메시지가 나온다. (얼마나 넣을지 어떻게 알고) 이상하다 생각하며 오일을 채우고 휴게소에 들렀다. 오일 영수증은 40유로 정도인데 통장 돈은 200유로가 빠져나간다. 너무 놀래서 옆에 있는 프랑스 인에게 물어보니 영수증을 보고 주유소에 전화를 해준다. 200유로는 디파짓(보증금)이고 다시 입금될 거라고 한다. 몰랐잖아.

휴게소에 설치된 커피머신이 엄청나다. 역시 프랑스! 커피 종류별로 다 있고 2유로 정도이다. 또 좋은 점은 커피와 함께 먹을 디저트도 추가할 수 있다. 커피를 마시며 맘을 좀 진정시켜 본다.

 잠시 후 오일 금액이 40유로 정도가 또 빠져나간다.

 ‘이거 뭐 하자는 거야? 디파짓이 다 뭐야? 그것도 200유로씩이나. 통장에 잔액이 없었으면 어쩌려고.’ 생 폴 요양원까지 가는 내내 투덜거렸다. 신용카드라면 별로 체감을 못하는데, 체크카드로 통장에서 바로 빠져나가니... 

 결국, 여행을 마치고 귀국했을 때 돈이 다시 들어오긴 했지만 나머지 여행 내내 맘을 불편하게 했다. 다른 나라에서 발급된 카드라 무조건 디파짓을 뗀 것 같다. 우리나라 주유소도 다른 나라에서 발급된 카드는 알려달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고흐가 스스로 갔던 생 폴 모졸 요양원(생레미 드 프로방스)에 가면서 그의 심정을 헤아리며 가보려 했으나 유류 디파짓 때문에 흥분해 그럴 새도 없이 도착했다.  아무리 여행에 심취해도 돈은 중요한가 보다. 

#프랑스 주유 시 타국 카드 보증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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