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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로렌초 성당과 성물 안치소, 메디치 가문의 품격이

미완성 창고 같다고요? 일단 들어와 보세요

by 여행작가 히랑

산 로렌초 성당과 성물 안치소, 메디치 가문의 품격이 느껴지는

미완성 창고 같다고요? 일단 들어와 보세요.

KakaoTalk_20250319_212107737.jpg 산 로렌조 성당 정면(미완성)

산 로렌초 성당(Basilica di San Lorenzo )은 피렌체 두오모 성당 가는 길에 짓다만 건물처럼 서있다. 피렌체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성당 중 하나이고, 메디치 가문의 본당이기도 한데 정말 미완성 건물이다. 더구나 코시모 일 베키오부터 코시모 3세에 이르는 주요 메디치 가문 인사들 모두가 묻혀있는 곳이다. 393년에 축성되었고, 11세기에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증축했다. 1419년 메디치 가문이 후원하여 브루넬레스키가 시작하고 안토니오 마네티가 이어받아 마무리했지만, 100% 완성하지는 못했다. 성당의 정면 파사드는 미켈란젤로가 몇 가지의 설계안을 제출했으나 진행되지 못하고 500년 넘게 미완성인 상태로 지금까지 남아있는 것이다. 대성당과 조토의 종탑의 화려한 외관과 비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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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 설교단(도나텔로)

산 로렌초 성당 안에 들어가면 성당 정면 미완성의 이미지는 싹 사라진다. 정갈하고 화려하며 품격이 느껴진다. 제일 먼저 한 쌍의 청동 설교단이 눈에 들어온다. 처음에는 '무덤을 왜 높은 곳에 두었나' 생각했다. 꼭 무덤 크기여서. 만년의 도나텔로가 제작한 설교단이다. 예수의 십자가 수난과 부활을 소재로 하여 양각으로 조각되어 있다.

IMG_7528.JPG 산 로렌조 성당 천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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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 벽화는 파스텔톤의 프레스코화이며 바둑판 천장 장식과 성당 바닥의 모자이크가 특이하다. 아치형 기둥 안에 장식된 프레스코화와 조각상은 모든 걸 다 갖춘 성당이라는 느낌을 준다. 가장 큰 프레스코화는 1569년에 제작된 그놀로 브론치노의 '성 로렌스의 순교(Myrtyrdom of St. Lawrence)'이다. 왼쪽에 위치한 옛 성구실의 장식은 도나텔로, 내부는 브루넬레스키가 함께 만들었다.

IMG_7550.JPG 그놀로 브론치노의 '성 로렌스의 순교(Myrtyrdom of St. Lawrence)'
IMG_7536.JPG 옛 성구실 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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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7565.JPG 안나 마리아 루이자 데 메디치(Anna Maria Luisa de'Medici)의 동상

옛 성구실은 산 로렌조 박물관으로 금과 은으로 만들어진 성물과 실크로 만들어진 화려한 의상, 메디치 가문의 무덤, 도나텔로의 무덤이 있다. 메디치 가문의 마지막 후손인 안나 마리아 루이자 데 메디치(Anna Maria Luisa de'Medici)의 동상도 있다. 그녀는 메디치 가문의 많은 재산을 기증함으로써 당시의 건물과 예술품들이 잘 보존되어 피렌체는 도시 전체가 박물관 같다. 미켈란젤로 가 디자인 한 메디체아 라우렌치아나 도서관은 들어가지 못했고 올라가는 계단만 보았다.

IMG_7576.JPG 도나텔로 무덤
IMG_7630.JPG 메켈란젤로가 디자인 한 메디체아 라우렌치아나 도서관 계단

중정 정원으로 나가면 초록 나무, 파란 하늘과 몇 백 년 동안 피렌체를 지켜온 건축물이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성당 너머로 두오모 성당 돔과 조토의 종탑이 삐죽이 보인다. 거기가 바로 피렌체이다. 산 로렌초 성당과 성물 안치소는 미완성 외관을 보고 별 기대를 안 했는데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은 격이 느껴지는 성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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