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에서 꼭 가볼만한 곳
피렌체 아카데미아 미술관에는 관람객이 정말 많다. 거의 모두 미켈란젤로 다비드상을 보기 위해서다. 입장 시간대별로 팻말 앞에 줄 서서 기다리는 여행자들이 많은데 피렌체 카드를 소지한 덕분에 예약한 시간에 바로 입장했다. 피렌체 두오모 성당 돔, 우피치 미술관과 아카데미아 미술관은 여행 계획할 때 미리 (거의 두 달 전) 예약하는 게 좋다.
아카데미아 미술관은 1563년에 미술을 가르치기 위해 만들어진 학교였다. 18세기 후반에 토스카나 지방을 다스리던 레오폴드 대공이 자신이 수집한 작품을 기증하면서 미술관 규모를 갖추게 되었다. 1882년에 미술관으로 바뀌면서 학교라는 뜻의 ‘아카데미아’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이 있으며 그 외에도 다른 동상들과 르네상스 시대(1300~1600년) 토스카나 지역에서 활동한 화가들의 작품들이 있다.
아카데미아 미술관에 전시된 대표작품은 다비드상이다. 피렌체시 의뢰로 미켈란젤로가 1501년부터 1504년까지 제작했다. 다비드상은 기득권 세력인 메디치가에 대항하고 독립 도시 국가인 피렌체 공화국에서 구현된 시민 자유의 수호를 상징이다.
6m 정도 되는 대리석이 시의회 뒷마당에 40년간 방치되어 있었다. 피렌체 대성당에 둘 목적으로 두 명의 조각가에게 의뢰했지만, 너무 커서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기 어렵다고 포기했었다. ‘나는 대리석에서 천사를 발견하고, 그 천사를 자유롭게 할 때까지 돌을 쪼아 낸다.’라고 말한 천재 조각가 미켈란젤로는 커다란 대리석 조각에 망설임 없이 도전했다.
미켈란젤로는 다비드가 그리스 조각처럼 콘트라포스토(한 발에 힘을 주고 서 있는) 자세로 서서 골리앗을 날카로운 눈으로 쏘아보며 공격하려는 긴장된 순간을 묘사했다. 높이 5m가 넘는 거대 조각상은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눈빛은 로마로 향하고 왼손에 투석기를 들고 어깨에 얹고 있다. 다비드의 비례와 자세는 고전적인 그리스 조각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인체의 구조를 정교하게 표현해 인체의 아름다움과 힘을 극대화했다. 이러한 독창성은 이후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향을 미쳤고 르네상스 이후 조각과 회화에 큰 영감을 주었다.
시 위원회는 다비드상이 기대 이상으로 훌륭해 대성당에 세우려던 계획을 바꿔 시민들이 수시로 모이는 시뇨리아 광장에 설치했다. 300년 넘게 그 자리를 지키다 1873년 아카데미아 미술관으로 옮겨졌다. 시뇨리아 광장과 미켈란젤로 광장에는 복제품이 세워져 있다.
미술관에 들어서면 다비드상은 존재감이 확실하고 강렬한 눈빛은 모든 이를 주눅 들게 한다. 다비드상은 다른 신체에 비해 얼굴과 손이 매우 크다. 조각상을 밑에서 바라보는 점을 고려했다고 한다. 매끈하고 탄탄해 보이는 근육질의 몸은 세계의 조각상 중 가장 으뜸일 것이다. 다비드상은 애국과 호국의 상징으로 르네상스를 넘어 고금을 통해 최고의 조각품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잠볼로냐(Giambologna, 16세기 이탈리아-플라망 조각가)의 '사비니 여인들의 납치'는 단일 대리석 블록으로 3명의 인물(조각된 여자를 공중으로 들어 올리고, 웅크리고 있는 두 남자)을 조각했다. 사비니 여인들의 납치(라틴어: Sabīnae raptae)는 로마 신화의 한 사건으로, 로마의 남성들은 이 지역의 다른 도시에서 젊은 여성을 대량으로 납치했다. 가족과 문화의 연속성을 위한 결혼의 중요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르네상스 시대에 화가와 조각가에게 인기 있는 주제였다. 또한, 성적인 주제의 이점을 더하여 극단적인 포즈로 여성과 남성 인물을 묘사하는 작품도 있다. 같은 주제로 많은 작품이 있지만 자크 루이 다비드 사비니 여인들의 개입(1799, 루브르 박물관)이 익숙하다.
팔레스트리나 피에타상(Palestrina Pietà)은 1555년경에 제작된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대리석 조각품이다. 18세기에 미켈란젤로의 작품이라 인정했으나 현재는 니콜로 멩기니나 잔 로렌초 베르니니 등 다른 사람이 완성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피에타는 세 인물 중 중간에 있는 예수그리스도의 다리에 줄이 묶여있고 휘어질 듯 약해서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조각에서 미켈란젤로의 섬세한 예술적 느낌은 나지 않는다.
미켈란젤로의 미완성작도 있다. 성 마태오 상과 노예상에는 아직 조각되지 않은 대리석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에서 미켈란젤로의 손길이 느끼는 것 같아 더 감동적이다.
19세기 방에는 아카데미아 교수들의 다양한 주제들의 조각품이 전시되어 있어 미술학교였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현재 근처에 피렌체 미술 아카데미(Accademia di Belle Arti )가 있지만 별다른 관련은 없다. 어느 미술관에 가든지 ‘엄청나게 유명한 작품을 짧은 시간에 볼 수 있다는 것’, ‘굵고 짧게’ 관람하는 게 가장 기분 좋다. 피렌체 아카데미아 미술관이 그런면에서 엄청난 만족감을 준다. 다비드상의 매끈하고 웅장한 매력에 빠져 미술작품으로도 완성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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