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로 떠나는 나만의 자유여행 ⑷
하와이는 화려한 와이키키와 경쾌한 훌라춤 뒤로 슬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여행은 수려한 경관보다는 깊숙한 곳을 들여다 보며 더 많은 감동을 느낀다. 하와이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이올라니 궁전과 태평양 전쟁의 진원지가 된 진주만으로 발길을 향한다.
이올라니 궁전(Iolani Palace)- 진주만(Pearl Harber)
검은 구름 하늘을 가리고 이별의 날은 왔도다
다시 만날 날 기대하고 서로 작별하여 떠나가리.
알로하 오에 알로하 오에
꽃피는 시절에 다시 만나리.
하와이의 전통 민요 ‘알로하 오에(Aloha Oe)’의 일부이다. 하와이 마지막 왕조 릴리우오칼라니 여왕이 직접 지은 곡으로 남녀의 이별을 노래하고 있으며, 나라를 잃은 슬픔이 느껴지는 노래이다.
이올라니(Iolani) 궁전은 미국의 유일한 왕궁으로, 칼라카우아 왕과 릴리우오칼라니 여왕이 살았고 하와이 왕조 마지막을 보냈던 곳이다. 1882년, 칼라카우아 왕이 세계 문물 박람회에 다녀와 서양 건축 문화에 신선한 충격을 받아 미국식 피렌체 양식으로 화려하게 짓고 9주년 즉위식을 한다.
궁전 1층에는 코아(Koa)계단, 만찬장, 알현실 등 공적인 일을 했던 장소이고, 2층은 침실, 서재, 음악실 등 사적이 공간이 재현되어 있다. 전화, 전기를 이용한 샹들리에, 수세식 화장실 등 하와이 최초로 가장 선진화된 시설을 갖추고 있어 한때 하와이 왕조의 화려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릴리우오칼라니 여왕의 유럽 스타일 드레스도 볼 수 있으며, 음악에 소질이 있는 그녀가 지은 하와이 민요 ‘Aloha Oe(그대여 안녕)’의 악보와 피아노가 전시되어 있다.
2층에 전시된 조각보처럼 이은 퀼트가 눈에 띈다. 미국이 일으킨 쿠데타 후 릴리우오칼라니 여왕이 이올라니 궁전에 감금되어 있으면서 만든 퀼트로 한땀 한땀 슬픔이 담겨있는 작품이다. 창문은 나무 창살로 가려져 있어 감금당하던 때의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 지하에서는 주방용품, 칼, 장신구와 왕과 왕비가 사용했던 두 개의 금관 등을 볼 수 있다.
이올라니 궁전은 하와이 왕조가 마지막으로 보냈던 곳이라 화려함 속에 슬픔이 느껴진다. 1898년 하와이가 미국 영토로 편입되고 의회 의사당으로 사용된바 있으며 파손된 채 방치 되었다가 대대적인 보수 작업 후 1978년 오픈해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이올라니 궁전 앞쪽에는 카메하메하 왕 동상이 뒤쪽에는 릴리우오칼라니 여왕의 동상이 있다.
하와이는 아메리카와 아시아를 잇는 교통, 군사적 요충지이며 진주만(Pearl Harbor)은 태평양전쟁의 시발점이다. 1941년 12월 7일 일본군이 불시에 진주만에 대규모 공격을 가한다. USS 애리조나를 격파하고 21개 함대의 미군 전함과 188대의 비행기를 파괴하거나 손상을 입힌다. 속수무책으로 당한 미국은 자존심이 상해 다음날 바로 일본에 선전포고를 하고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다. 일본은 동남아에서의 세력 확장에 미국 태평양 함대가 나서지 못하게 묶어두려는 속셈으로 공격했으나, 그로 인해 일본은 패망의 길로 들어서고 우리나라는 해방을 맞이한다.
진주만 역사문화공원을 제대로 관람하려면 적어도 8시간 정도는 걸린다. USS 애리조나 메모리얼 투어(USS Arizona Memorial), USS 보우핀 잠수함 투어(The USS Bowfin submarine Museum&Park), 항공 박물관과 USS 미주리함 기념관(Battleship Missouri Memorial) 투어가 있다.
미리 예약을 하지 않아 4곳 모두 보기는 어렵고, 표 사서 바로 들어갈 수 있는 USS 보우핀 잠수함만 가보기로 한다.
USS 보우핀 잠수함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실제로 사용했고 9번의 전투에서 살아남은 잠수함이다. 잠수함 내부의 엄청난 규모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어뢰실, 엔진실이 잘 구비되어 있고 그 사이 사이에 있는 침대들, 식당, 조리실과 조리 기구들이 촘촘히 배열되어 있다. 당시 80명 정도가 탑승했다고 하니 전쟁을 치르는 일도 힘들지만 장기간 잠수함 안에 머무르는 일도 큰 인내심이 필요 했을 것 같다. USS 보우핀 잠수함은 총 44대의 전함을 박살내고 520명의 병사를 구조한 전쟁 영웅이자 당대 최고의 미 해군 잠수함이다.
멀리 바다위에 보이는 오른쪽의 하얀 구조물은 USS 애리조나 메모리얼이고, 왼쪽의 함정이 미주리 함이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USS 애리조나가 아직도 물속에 빠진 채 보존되어 있으며 그 위에 기념관이 있다. 미주리 함은 1945년 9월 2일 일본이 항복문서에 서명한 곳으로 의미가 있으며 한국전쟁 당시 인천 상륙작전에도 투입 돼 진가를 발휘했다.
진주만은 미국에 새 대통령이 취임하면 임기 중 반듯이 다녀가야 하고 미국 국민들은 성지처럼 여긴다. 진주만은 여전히 해군기지와 조선소가 분주하게 활동하며 태평양의 보초역할을 하고 있다.
*하와이 역사
하와이는 1778년 영국인 제임스 쿡 선장에 의해 발견된다. 신식문물을 적극 받아들인 카메아메하는 여러 부족을 하나로 통일시켜 하와이왕국을 세운다. 1885년, 하와이 7대 왕조, 칼라카우아(Kalakaua)왕 시대에 미국과 사탕수수 무관세 수출을 조건으로 오아후 섬 진주만을 미 해군기지로 내준다. 미국 자본가들은 사탕수수 농장을 통해 경제적으로 잠식해오고 미국의 관세제도 변경과 이올라니 궁전 건립으로 풍요롭던 경제가 어려워진다. 1893년 하와이 마지막 왕조 릴리우오칼라니 여왕(Lili' uokalani)가 국유화 조치로 견제를 하자 친미세력은 미 해군을 동원해 쿠데타를 일으킨다. 미 쿠데타 세력은 릴리우오칼라니 여왕을 감금하고 무력으로 왕권포기 서명을 받아낸다. 하와이 공화국을 세워 미국과의 합병을 추진하고 1900년 하와이는 공식적으로 미국에 흡수된다.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공습으로 태평양 전쟁의 진원지가 되고, 1959년 알래스카에 이어 미국의 50번째 주로 승인된다.
*알아두어요.
-이올라니 궁전 내부는 가이드 투어와 오디오 투어로만 입장할 수 있으며, 오디오 가이드는 한국어가 준비되어 있다. 오디오 기기에 사진에 함께 나오므로 오디오 가이드가 안내하는 대로 관람하면 된다. 궁전 투어는 ‘The King's Noble vision’이라는 영상을 간단히 본 후 신발위에 덧신을 신고 예약된 시간에 맞춰 입장한다. 궁전 투어는 하지 않고 왕궁의 기록과 유물을 볼 수 있는 지하의 갤러리 투어만 할 수도 있다.
-USS 애리조나 메모리얼 투어(무료)는 오전 10시가 넘으면 2-3시간 씩 기다려야 하므로 오전 9시 이전에 도착하는 게 좋다. 우리나라 전역증을 제시하면 배우자까지 같이 할인 받을 수 있다. 카메라를 제외한 모든 소지품은 휴대 불가하며 짐 보관소에 맡긴다.(3$)
*와이켈레(Waikele) 아울렛은 미국 브렌드 제품을 사기에 딱 좋은 곳이다. 물건도 많고 잘 골라서 사면 쇼핑 잘했다고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추가로 할인 받을 수 있는 쿠폰북(홈페이지 다운)을 챙겨가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