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저동항에서 일출을 맞는다. 우뚝 솟아 있는 촛대바위는 저동항의 주인처럼 버티고 서서 바다를 뚫고 올라오는 붉은 태양을 온몸으로 환영한다. 일출을 본 후 저동항에서 오징어 회와 꽁치 회무침으로 요기하며 섬 여행의 매력을 만끽한다.
반짝반짝 5월의 햇살을 받으며 울릉도 여행의 대미(大尾) 성인봉에 오른다. KBS 중계소에서 출발해 성인봉까지 4.1km이고, 도동 길로 접어들어 저동으로 내려오는 코스이다.
성인봉(聖人峰)은 높이 986m로서 울릉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며 산의 모양이 성스러운 사람을 닮았다 하여 성인봉이라 부른다. 연평균 300일 이상 안개에 싸여 신비감을 더하고 정상부 가까운 곳은 아직도 원시림이 남아 있으며 섬피나무, 너도밤나무, 섬고로쇠나무 등 희귀수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성인봉을 오르는 길은 우거진 숲 덕분에 시원하고 꼬불꼬불 걷기에 딱 좋은 길이다. 오르막과 평지가 적절하게 반복되어 별로 힘들지 않다. 팔각정에서 저동항도 내려다보고 중간 중간 마련된 의자에 앉아 준비해간 간식도 먹는다. 산은 정상을 쉽게 내주지 않는다더니 성인봉에 가까워지니 길은 약간 가파르다.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쯤 ‘聖人峰’이라고 온몸에 새긴 잘생긴 바위가 맞아준다. 성인봉 정상은 생각보다 넓지 않고 그늘도 없으며 그냥 뾰족한 봉우리이다. 우거진 나무 위로 넓게 펼쳐진 운무가 보인다. 심호흡하며 신선한 공기를 온몸에 채우고 울창한 숲길을 내려온다. 소요시간은 오르는데 2시간 내려올 때 3시간으로 총 5시간이다.
10여 년 전부터 남편에게 울릉도 독도 여행을 제안했지만, 휴가 기간 안에 못 돌아올 수도 있다고 매번 거절했다. 은퇴하자마자 울릉도 가기에 좋은 5월 중순으로 일찌감치 예약해 두었고, 성공적으로 다녀와서 인생의 중요한 일을 하나 해낸 기분이다. 짙푸른 바다에 우뚝 솟아있는 새들의 천국 ‘독도’가 머리에 자꾸 떠오른다. 배려심 많은 큰 언니처럼 오르막과 평지를 적절하게 내어주어 오르기에 딱 좋은 성인봉도 특히 기억에 남는다. 2020년쯤에 울릉도에 공항이 완공된다고 하니 비행기로 다시 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울릉도행 배는 강릉항, 묵호항, 후포항, 포항에서 출발한다.
* 성인봉 등산 코스는 대원사코스, KBS 중계소코스, 안평전코스, 나리분지 1코스, 나리분지 2코스, 나리분지 3코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