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 속에 죄수들이 갇혀 있다. 그들은 손발이 꽁꽁 묶이고 목도 고정되어 있어 앞만 바라볼 수 있으며 동굴 밖에 한 번도 나가 본 적이 없다. 등 뒤에 횃불이 있고 앞에는 동굴 벽면이 있다. 벽면에는 횃불에 비친 그림자만 볼 수 있고 그 그림자가 현실에서 존재하는 유일한 것으로 알고 살아간다.’
플라톤의 국가론(기원전 380년) 제 7권 이데아론에 설명된 ‘동굴의 비유’이다. 우리 인간은 이 죄수들처럼 감각기관을 통해 그림자(허상)만 보고 살아가고 있으며 동굴을 나가 실재 세계(The real), 이데아를 인식해야 한다는 플라톤의 이론이다.
플라톤의 이데아론이 2400여년이나 지난 현대에 다양한 분야에서 맞아 들어가고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든다. 영화 ‘매트릭스(1999년)’에서 인류는 기계에 지배를 당해 매트릭스 시스템에 조종당하고 주인공 ‘네오’와 네브카드네자르(Nebuchadnezzar)호 사람들은 매트릭스를 파괴하고 인류를 구하려고 한다. 20년 전 상영 당시 영화를 이해하기도 어려웠고 예상하기도 어려웠던 주제였다.
세상이 쓰레기더미로 변한 영화 ‘월-E(2008년), 기상이변으로 얼음천국으로 변한 영화 ‘투모로우(2004년)’나 ‘설국열차(2014년)’를 보면서 ‘그냥 영화이지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겠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세상이 워낙 빨리 변하고 있고 기상이변도 여기저기에서 나타나 점점 영화 속 일들이 일어날 수 있으며 실제로 조금씩 일어나고 있다고 느낀다. VR. AR, MR(실제로 존재하지 않은 현실을 구현해 사람이 이를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은 요즘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가상현실을 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가상의 세계를 보면서 온몸을 움직이면서 게임을 하고, 실제로 의료, 비행기 조종에서 활용되고 있다.
TV나 스마트 폰을 늘 곁에 두고 사는 현대인은 매트릭스 속에 사는 사람들이다. 언론보도나 정보의 홍수 속에서 동영상이나 SNS에 의지해 삶의 대부분을 조종당하고 살고 있다. 매체 속 모습들이 진리인양 외모, 음식, 생각조차도 모두 따라하려고 애를 쓴다. 특히 젊은 여성들은 SNS에 사진이나 동영상을 올려 자신을 과시하려고 그에 맞춰 쇼핑, 요리, 육아와 여행 등을 한다. 자신의 삶속에 진실성이 없으며 ‘좋아요’와 ‘댓글’에 의지하고 보여 주기 식 삶을 살고 있다.
홈쇼핑 방송을 볼 때도 마찬가지다. 쇼핑 호스트들의 ‘마감임박’이라는 말에 시청자들은 그 물건은 그 곳에만 있으며 그때 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착각에 빠져 쇼핑을 하고 만다. 이처럼 우리는 스스로 또 하나의 동굴을 만들어 들어가 살고 있다.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에서 동굴로 나와 이데아의 세계를 본 ‘사람’은 허상만 보는 사람들을 구하러 다시 들어가고, 영화 매트릭스의 ‘네오’는 매트릭스로 들어가 죽을 고비를 넘기고도 다시 인류를 구하러 매트릭스 세계로 들어간다.
우리 현대인에게 동굴에서 구출해줄 용기 있는 ‘사람’과 ‘네오’는 무엇인가? 스스로의 이성적 판단이다. 이성적으로 인식하고 모두 동굴 속을 나와 태양이 있는 실재의 세계, 이데아를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 감성적이고 가상의 세상 속에서 빠져나와 자신을 정립하고 나답게 진실한 모습으로 살아야 한다. (여행작가 김미선)
* feedback
플라톤의 '동굴의 우화'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간단명료하게 잘 정리하셨습니다.
이론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현대문화 속에서 그 의미를 재해석한 과제인데요,
특히, 과제에서 언급하신 영화 <매트릭스>는 해당 주제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지요.
또한 현대인들의 보여주기식 SNS 사용에 관한 지적도 적확합니다.
스스로의 이성적 판단을 촉구하며 과제를 마무리하셨는데, 명료한 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의도한 바를 논리적으로 잘 서술한 과제여서 인상적으로 읽었습니다.
이번 과제를 통해 플라톤의 이데아론에 대한 이해와 함께
현대사회에 대한 비평적 이해도 함께 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