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갈수록 더 가까이
아이들 등교하기 전 빨리 산책 한번 다녀오기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코비 군"은 난리가 난다. 아이들 따라 학교에 내려서 산책을 하고 싶어서 말이다.
첫째, 둘째가 다른 학교에 다니기 때문에 한 아이를 내려놓고 이동을 해야 하는데 코비가 내리겠다고 하면 두 번째 내리는 아이는 지각인 것이다. 그래서 아침밥을 빨리 챙겨주고 잠시 10분이라도 산책을 데리고 나간다.
산책이 곧 화장실 가는 일이다. 집에서는 큰일을 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요즘 같이 비가 오는 시기엔 낭패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비가 와도 비옷 입혀서 나가기로 결정했다.
물론 갔다 오면 아침부터 샤워를 시켜야 할 마음을 단단히 먹고 말이다.
애들 등교까지 다 마치고 나면 집으로 와서 컴퓨터를 켠다. 보통 때라면 한바탕 청소를 하지만 요즘은 마음 가다듬고 전자책을 쓰느라 마음이 바쁘다. 왜냐하면 나 스스로 데드라인을 설정해뒀기 때문이다. 계획만 하고 실행을 하지 않아서 내린 결정이다. 이번 달까지 25 꼭지 완성하기로 했다. 꼭 완성하리라.
최근까지만 해도 코비는 내 옆 의자를 마련해둬서 그 옆에 앉아서 낮잠을 잤다. 하지만 요 며칠 자꾸 책상 위로 올라오는 것이다. 그것도 하고 많은 자리에 꼭 내가 제일 많이 쓰는 마우스 쪽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 심리는 대체 멀까?
안겨있는 것도 싫어하고 불러도 오지 않으면서 꼭 간격을 유지하고 앉아있는 이 아이는 내가 자리에 앉으면 꼭 가까이에 와 있다. 갈수록...
하지만..
기분은 좋다. 이 녀석...
내가 힘들 때마다 곁에 있어줘서
아무 이유 없이 조용히 날 따라다녀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