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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DY Jul 10. 2022

무지개는 7가지 색인 줄 알고 살았다.

빨주노초파남보가 나는 더 좋다.

비가 올 듯 말 듯 하는 하늘을 보고 산책을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운동화를 신고 집을 나섰다. 주말이라 차를 타고 30분가량 떨어진 곳으로 산책하러 갔다. 다행히 걷는 동안 비는 내리지 않았다. 힘차게 40여 분간 걸었다.

걷다가 잠시 멈쳐서서 하늘을 보니 무지개가 보이지 않는가. 

그리고 그 뒤로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

조금씩 떨어지는 빗방울에 빠른 걸음으로 차로 이동했다.


호주겨울의 변덕 스런 날씨에 짧은 시간 여러색의 하늘을 만날수 있었다.


무지개를 참 좋아한다.  특히 겨울이 되면 비가 자주 오기 때문에 무지개를 자주 볼 수 있어서 참 좋다. 올해 겨울은 생각보다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 무지개를 잘 만나지 못했다. 내가 있는 시골 호주는 큰 건물이 많이 없어서 하늘이 참 많이 보인다. 비 오는 날은 그 넓은 하늘이 온통 흐린 그레이 색이라 저절로 마음이 우울해 지기 쉽지만 그 틈을 타 여러 가지 이쁜 색을 그림 그려놓은 듯이 올라오는 무지개를 보면 그렇게 반갑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특히나 힘든 날에 무지개를 만나면 '내가 이 맛에 호주에 사는 것을 그나마 견디는 거야'하면서 스스로 위로하는 날도 있다.



그 무지개가 나는 당연히 일곱 색이라고 생각하고 살았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아이가 초등학교 가서 무지개 그림을 그리는데 6가지 색으로 그림을 그리는 게 아닌가.  그래서 무지개는 7가지 색인데 왜 6가지 색으로 그렸냐고 물어보니 6가지 색이라서 그렇게 그린 거란다.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그냥 저녁 준비하느라 바빠서 넘겼었다. 


그러고 유치원에서 일할 때 아이들에게 날씨에 대한 액티비티를 준비하다가 무지개로 표현하는 것을 진행했다.  한국과 달리 틀에 박힌 것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니 무지개 색도 순서대로 그릴 필요도 없고 자기가 원하는 색으로 무지개를 그렸다. 그래서 무지개 색이 6가지인지 7가지 인지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자기가 무지개라고 그렸으면 그 그림 속에는 낙서 같아 보여도 무지개다.


어제 책을 읽다가 무지개가 한국에선 7가지 색이지만 미국에선 6가지 색 즉 호주에서와 같이 빨, 주, 노, 초, 파, 보 즉 남색이 빠진 것을 알았다. 멕시코 원주민은 검은색 하얀색,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역시나 한국은 섬세함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순간이었다.


무지개 색은 나라마다 달랐던 것이다.


사실 문화가 다른데 보이는 것도 표현하는 것도 다른 게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사물을 보는데 디테일이 너무도 중요하다. 많이 봐야 정확하고 관심 있게 봐야 더 깊이 있게 볼 수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기술들이 더 야무지고 퀄리티가 높은 게 분명하다.


잠시 산책길에 만난 무지개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다행히 비를 피해 차에서 내리는 비를 보면서 내리는  비도 이쁘다고 몇 장 사진에 담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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