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기관에 가게 되면...
…
오늘 문득 알게 되었다.
아이의 감기나 잔병치레가 꼭 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아이의 마음,
그 긴장과 불안,
익숙했던 세계에서 낯선 곳으로 내던져진 마음이
몸의 저항력을 흔들 수 있다는 걸.
바다는 겉으로는 무난히 적응하는 것처럼 보였다.
생각보다 덜 아팠다.
나는 ’면역력이 좋은가?‘ 하고 안심했었다.
그러나 어느새 바다는 손톱을 물어뜯고 있었다.
손톱 뜯기가 끝나자 입술을 뜯었다.
몸은 멀쩡해 보여도,
마음은 조용히 몸을 통해 소리치고 있었다.
기억난다.
바다와 함께 입소했던 한 여자아이는 내내 손톱을 뜯었다.
선생님은 그런 행동을 엄하게 제지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안타까워했다.
’저 아이는 불안을 그렇게 표현하고 있는 건데...‘
’선생님은 그걸 단순한 버릇으로만 보고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정작 바다가 보내는 신호는 어떻게 다뤄야할지 몰랐다.
섣불리 다가가는 것도
괜히 더 불안을 건드리는 것 같아 조심스러웠다.
그래서 기다렸다.
조급한 마음을 삼키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시간이 흐르고,
바다는 지금 아무것도 뜯지 않게 되었다.
돌아보면
아이가 기관에 다니기 시작해 아팠던 것,
혹은 아프지 않았던 것,
그 모든 과정 안에는
단순한 바이러스 노출만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를 받아들이기 위해 애쓰는 마음의 싸움이 있었다.
아이들은 생애 처음으로
안전한 세계를 떠나
낯설고 거친 세계를 만난다.
그 충격은
때로 감기로, 열로, 입술을 뜯는 작은 몸짓으로 표현된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몸을 지켜보는 것만이 아니라,
마음이 흔들리고 아파할 때,
그 작은 떨림을 함께 바라봐주는 일이다.
아이의 몸이 보내는 신호 속에
아이의 마음이 있다는 것을.
오늘에서야
나는 그걸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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