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깨닫게 되는 것들

아이의 성장

오늘 아침 등원 시간

나는 늘 하던 대로

바다와 함께 입맞춤을 하고 하이파이브를 스무 번,

그리고 바이바이 사인을 주고받은 뒤,

서로가 안 보일 때까지 창밖으로 인사를 나누려 했다.



그건 우리의 루틴이었다.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이어주는 작은 다리.

나는 매일 그 다리를 정성스럽게 깔아주며 바다를 보냈고,

바다는 엄마의 사랑과 응원을 입고 교실로 들어가곤 했다.



그런데 오늘은

그 모든 것을 훌쩍 뛰어넘은 아침이었다.

바다는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친구들이 장난감 차를 타고 노는 모습을 보고

가방을 벗어던지고, 신이 나 쏜살같이 달려가 그 무리에 섞여 들었다.



나는 순간 얼떨떨해졌고,

혹시라도 아이가 우리의 루틴을 하지 않은 걸 나중에 서운해하지 않을까 싶어

창문 너머로 바다를 기다려보았다.



바다는 나를 보았다.

그리고 웃으며 인사한 후

신나게 놀았다.

그게 끝이었다.



집에 오는 길,

언젠가 읽었던 김혜자 씨의 자서전 속 한 장면이 떠올랐다.

젖을 먹이며 품에서 키운 아들이

어느 날 갑자기 젖병을 던지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친구들에게 달려가 노는 모습을 보며

허무함과 배신감 같은 것에 등을 떠밀려

자신의 배우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고.

오늘의 나는 그 말의 깊이를 알 것 같았다.



섬세한 감정선을 가진 바다는

관계 안에서 안심과 이탈을 오랫동안 고민하는 아이다.

그런 바다가 나를 잊은 듯 새로운 세계로 달려간 모습은,

결국 성장이라는 것이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응시한 나는

조금 허전하고, 조금 서운했지만,

누구보다 기쁘고 뿌듯했다.

아이는 자라는구나.

그리고 나는 그 자람을 지켜보는 사람이 되어가는구나…




#육아일기

#마음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