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육아 열풍 속에서(1)

책을 읽힌다는 것은?

나는 어릴 적 책 읽는 걸 즐기지 않았다.

집에는 전집이 가득했고 엄마는 항상 책을 권유하곤 했지만,

나의 관심사는 오로지 그림 그리기였다.

책을 보더라도 책 디자인이나 삽화를 보는 게 끝이었다.



그러다 고등학생이 되어 교과서 속 현대소설을 읽게 되었고,

그때부터 소설과 책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세상의 모든 소설들을 다 읽고 싶었다.

자습 시간에 교과 공부를 하는 대신 책을 읽다가 선생님께 혼난 적도 있다.

독서는 누가 정해준 책이 아니라,

내 마음을 흔드는 이야기에서 시작되는 것이었다.



책의 즐거움을 알게 된 후,

한동안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그것이 내가 배경지식이 많고 똑똑하다는 뜻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독서가 지적 수준의 척도로 여겨지곤 하는데,

내가 느낀 책의 즐거움은 그런 게 아니었다.

내 감정을 더 정교하게 표현할 수 있는 언어를 찾는 것이었고,

종종 가혹한 현실에서 벗어나 몰입할 수 있는 안식처였다.



책육아가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는 시대다.

전집과 추천 도서 목록이 넘쳐나고,

책을 읽지 않으면 큰일 날 것 같은 말들이 넘쳐난다.


‘책을 읽힌다는 건 무엇일까?’


적어도 바다에게 책 읽기는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궁금하고 보고 싶어서 스스로 다가가는 즐거움이었으면 좋겠다.

책 속 문장을 만나며 바다의 마음이 조금씩 깨어나는..

그런 순간을 기대해본다.



#육아일기

#책육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