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과 버릇 사이

흔들리는 어른들

버릇이네.
잠깐 그러는 거야.
크면 없어질 거야.


내가 자랄 때만 해도

아이의 특정 행동은

대개 이렇게 불렸다.

언제부터였을까?

아이의 작은 몸짓 하나에도

진단의 용어가 붙기 시작한 게.



2000년대 이후,

소아정신과와 발달 클리닉은 빠르게 늘었고

부모 커뮤니티와 SNS, 유튜브에는

전문가의 말, 경험담, 체크리스트가 넘쳐났다.

조기 개입, 조기 진단이라는 말은

마치 사랑의 다른 이름처럼

쓰이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아이의 행동은

더 이상 ‘지나가는 상태’가 아니라

병리적인 문제가 되었다.



아이의 행동이

유독 ‘문제’처럼 불리는 순간들을

떠올려 보면 공통점이 있다.



어른의 눈에 낯설 때

자신들이 보기에 불편할 때

설명하기 귀찮을 때

통제되지 않을 때…



바다는 어느 날

턱을 들고 “으—” 하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그 행동을 보며

크게 개의치 않았다.



‘흠, 저 표정에서 나오는
어떤 느낌이 있나보다.’

그 정도였다.



하지만 어른들의 세계는 달랐다.

걱정이 시작되었고,

‘틱’이라는 단어가 입에 담겼고,

기관의 개인 면담이 요청되었고,

편도선이 비대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미정 원장님의 진료를 받았다.

내가 준비한 영상들을 함께 보며

바다가 집중했을 때, 긴장했을 때

나오는 행동임을 확인했고

편도선에도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들었다.



“그럼 어떤 행동들이
정상적인 행동일까요?”


원장님의 질문 앞에서

나는 멈췄다.


‘어른의 불안이 기준이 되는 순간
아이의 행동은 문제가 되는구나.’


진료가 끝날 무렵,

김 원장님은 덧붙였다.

엄마가 자녀에게
100% 다 해줄 수는 없어요.
제가 아는 바다씨는
스스로 헤쳐갈 힘이 큰 분이에요.


설사 그것이 불안 신호일지라도,

그건 바다가 짊어져야할,

아니 충분히 짊어질 수 있는 몫이었다.



아이의 몸의 신호는

나타났다가, 해결하고, 사라진다.

실제로 바다의

그 익살스러운 표정 놀이는

딱 2주 만에 막을 내렸다.



반대로 어른의 걱정은

이름을 붙이고

의미를 키우고

미래까지 끌고 간다.



이 일을 겪으며

나는 다시 한 번 배웠다.

아이보다

어른이 더 조급하고

어른이 더 걱정이 많다는 것을.



그리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엄마의 역할은

아이를 믿는 사람으로

다시 서는 것임을.



#틱

#육아일기

작가의 이전글'임신한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