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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TCH Jul 13. 2015

인사이드 아웃 (2015)

색종이 아저씨도 빙봉도 우리가 잊었던 추억의 상징들

어린 시절 나의 상상 속 친구.

'내게도 그런 상상 속 친구가 있었을까.'

기억나지 않는 무의식 속에 잠겨 있는 그 친구.

누가 뭐래도 나만의 친구.

누가 뭐래도 나만의 편.

나와 모든 것을  함께하는 나의 모든 것.


하지만 받아들일 정보가 무한대로 늘어나고

기억해야 할 것들이 무한대로 늘어나면서

점점 작아지고 작아져서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리는,

하지만 사라지는 순간이 언제인지도 모르게 그렇게 사라져 버린 나의 친구.


성장의 순리로 자연스럽게 잊혀져 간다지만

잊혀지는 것이 즐거울 리 없잖아.


빙봉이 그렇게나 임팩트 있던 것은

그렇게나 좋고 행복했고 즐거웠던 그 시절의 상징이 그렇게나 아스라이,

알아채지도 못하는 그 언젠가의 순간에 그렇게나 아스라이,

사라져 잊혀져 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색종이 아저씨가 그렇게나 임팩트 있었던 것도

오래전 TV유치원 하나 둘 셋에서 나왔던 "종이 접기로 유명한 남자"가

오랜만에 TV에 나와 신기한 종이 접기들을 쇼맨쉽 넘치게 보여줬기 때문이 아니라

어른이 되어버린 그때의 어린이들에게

그 시절의 빙봉을 떠올리게 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나 팍팍한 현실 속에 나뒹굴고 있는 어른이 된 나에게

아스라이 사라졌던 어린 시절의 빙봉들이 나타나

"너는 잊었지만, 너만의 친구, 너만의 편이었던 내가 아직도 여기 있다"라고

어깨를 두드려 주고 감싸 안아주는 그런 것들이 아니었을까.


Please don't grow up. Ever.


어린 시절의 딱 그 맘 때의 사랑스러움과 엉뚱함과 착함과 예쁨을 간직하길.

너와 내가  함께하는 일에 너무 복잡한 일들이 끼어 들지 않기를.

그 시절의 그 모든 것들을 그대로 간직하며 더 이상 자라지 않고 있어주기를.


자연스럽게 잊혀져 간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그러기를 우리의 빙봉들은 바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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