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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TCH Jul 11. 2017

택시운전사

그 날의 그 택시운전사에게 보내는 안부편지




1.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 할 일을 할 때가 좋은 것이다. 학생은 공부를 하고 군인은 국민을 지키며 택시운전사는 손님을 태우고 기자는 사실을 보도한다. 이 간단한 룰이 무너지면 지옥이 시작된다. 그것이 그 날의 광주였다.


2. 영화는 광주의 그 날을 이야기하지만 알맹이는 없다. 알맹이를 얘기하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알맹이를 알고 있다. 때문에 나오지 않는 보이지 않는 저 너머의 무언가에 공포와 분노를 느끼고 만다.  


3. 이것은 37년 전의 일이다. 그러나 최근 수 년 동안 우리는 비슷한 것을 겪었다. 비교할 수는 없으나 비슷한 것을 겪었다.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이며 방송 플랫폼이 다양하며 스마트폰이 발에 차이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숨겨도 더 이상 숨겨지지 않는다. 시간이 흘러도 결국은 드러난다. 참여한 모든 집회가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4. 송강호는 또 한 번 딸을 만나러 가기 위해, 딸 하나만을 위해, 괴물과 마주한다. 영화의 모든 곳에 송강호의 모든 것이 있다. 송강호라는 배우가 있어 좋다.


5. 그들이 아이들과 함께 가고 싶어 하던 그 소풍은 행복한 아이들의 미래. 아마도 지금부터 실현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그 미래의 대한민국이지 않을까.


6. 이 영화는 그 날의 그 택시운전사, 그리고 그곳의 택시운전사들, 그리고 그 날의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안부 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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