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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TCH May 08. 2019

장남 (1985)

아무것도 지키지 못한 짐만 가득 지운 자

황정순 배우님을 좋아해서 가끔 그분이 출연하셨던 영화들을 다시 보곤 한다. 오늘은 <장남>을 봤다. 이 영화는 어렸을 때 고층 아파트에서 끈에 매달려 내려오던 관 때문에 꽤나 기억에 남아 있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봤을 때는 난 부모님한테 잘해야겠다 싶었다. 그런데 이번에 또 보니 장남에게 감정이입이 많이 된다. 시대가 시대라 지금엔 꽤 거북한 설정들이 많이 있지만 장남이라는 자리가 어떤 자리였는지 꽤 잘 보여주고 있다. 현재 내가 막내지만 장남과 비슷한 입장이라 더 감정 이입하는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역시나 부모님. 그리고 역시나 관이 내려오는 장면. 마음이 복잡해진다. 장남은 결국 아무 약속도 못 지켰다. 틀니, 돌아가시면 매달려 내려오지 않게 업고 내려오겠다는 것, 커다란 집 지어 함께 사는 것 등. 일부러 어긴 건 아니지만 결국 지금 지키지 않고 미루게 되는 약속 같은 건, 그런 인간사의 약속 같은 건 무의미하다는 거겠지. 아 영화가 끝나고 나니 어버이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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