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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TCH Oct 15. 2015

연애박사

택시 기사님의 연애학개론


          출근 시간에 늦어 택시를 탔다. 택시에 오르자마자 기사님이 내 얼굴을  확인하시더니 "아가씨는 결혼하면 굉장히 부자로 잘 살 얼굴인데! 아직 결혼 전이지? 남자친구는 있는 것 같은데?"라고 하셨다. 택시를 탔을 때 말을 거는 기사님이 계시고, 아닌 기사님이 계신데 나는 어느 쪽도 크게 상관은 없다. 단지 말을 거는 기사님이 재밌는 말을 걸어주었으면 할 뿐이다. 이 기사님의 첫 멘트는 재밌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바로 받아 쳐드렸다. "아 정말요? 어떻게 아셨지!" 했더니 기사님의 기분은 한층 더 올라 목소리가 더 밝아지셨다. 


"남자를 잘 만나야 잘 사는 거야~"


          라며 남자를 잘 고르는 방법에 대해  말씀하시기 시작했다. 


          우선, "돈을 빌려 달라고 해라"다. 100~200백만 원은 술 값 정도이니 그 정도는 빌려 주는데 큰 부담들이 없을 수 있다며, 천만 원 이상을 불러야 한다고 한다. 천만 원 정도를 빌려 달라고 했을 때, 남자가 딴 말을 하거나 연락두절이 되면 그건 나를 가볍게 만나는 사람인 거니 나쁜 놈인 거고 당장 못 빌려 주더라도 마음이 담긴 핑계를 대면 그건 진짜라고 하신다.


          다음은 "술을 토할 때까지 먹인다"다. 소주든 뭐든 술을 토할 정도까지 먹이면 사람의 숨겨진 모습이 나오는데, 이때 눈이 돌아가는 놈은 집 못 찾아오는 놈이니 그런 남자와 결혼하면 몹시 피곤하고 힘들 것이라고 한다.


          그다음은 "담배를 많이 피우면 안된다"다. 이 내용을 듣는 중에 내려요 할 곳에 도착해서 자세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지만, 그냥 바보가 돼서 죽는다고 몸이 썩는 거라고 담배를 많이 피우는 남자는 안된다라고 하셨다. 


          그렇게 한 섹션이 끝날 때마다 "아저씨가 잘 알지? 내가 박사여 박사."라던 자칭 연애학 박사 기사님은 카드를 찍고 내리는 내내 더 알려주고 싶은데 아쉽다며 한 시간 정도는 택시를 타야 하는데 라며 몹시  아쉬워하셨다. 


          어딘가에서 또 누군가에게 연애학개론을 펼치고 계실 기사님, 저 세 가지로도 이미 알짜베기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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