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전설의 테니스 자매가 등장하지만 그녀들의 아버지 이야기다. 그를 통해 보는 모든 것. 때문에 영화의 중심에 항상 그가 있다. 자매의 삶 속에 항상 그가 있었던 것처럼.
그는 흑인들이 핍박받던 시절을 경험한 자로 흑인, 가난, 무지가 주는 수치와 고통이 얼마나 큰지 알고 있다. 그래서 자식들을 위한 플랜을 짠다. 밑도 끝도 없는 플랜과 아집의 독단적 행위들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때문에 비슷한 영화로 <당갈>을 연상하게도 하지만 <당갈>의 그와는 달랐다. 백인을 비롯한 타인에게 이용당하지 않기를 바랐고, 많은 사람들에게 존중받기를 원했다. 그리고 아직은 어리고 여자라는 점에서 더욱더 보호를 하려고 했다. 자신의 과거 속에서는 아버지가 그렇게 해주지 못했으므로. 그래서 과잉 교육과 과잉보호로 이어졌다. 두 자매뿐만 아니라 다른 딸들에게도 마찬가지인 아버지였다. 어떻게든 우수하게 자라 더 나은 곳에서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랐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컸던, 과거의 트라우마에 결핍과 열등감이 가득했던 아버지였지만, 그는 냉철했다.
때문에 이 영화는 어버이들이 보셨으면 좋겠다. 내 자식이 나보다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 어느 순간 자신을 위한 욕심이 되어 과욕을 부리고, 내 품 안에서 내 가르침에 자식이 복종하기만을 바라는 부모가 아니라 자식의 자존감을 끝없이 채워주는 존재가 부모인 것이 얼마나 비범한 일인지, 자식을 향한 한없는 신뢰와 한없는 응원 그것들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조금이라도 깨달을 수 있다면야. 그의 자식들을 위한 플랜이 대부분 성공했다고 한다. 그 플랜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방법을, 이유를 무엇인지 알 수 있다면야.
포스터 속에서 말하는 신화는 선수로써의 성공 신화겠지만, 그냥 이 가족 자체가 신화인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 않고서야 부부끼리의 관계성,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성, 자식끼리의 관계성이 어쩌면 이렇게 완벽할 수가. 그래서 영화는 영화다 하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그 저변에 깔려 있는 것들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