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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TCH Nov 05. 2015

영화리뷰의 시작은 내 생각

그리고 그 생각에 소신갖기

영화를 보고 나서 리뷰를 쓰는 분들. 리뷰 쓰실 때 어떻게 쓰십니까? 영화 수업을 들을 때나 글 쓰기 수업을 들을 때나 공통적으로 들었던 것은 "버린다"였습니다. 아무리 하고 싶은 말이 많아도 내가 쓰고자 하는 맥락에서 벗어난 것은 과감히 버린다, 그렇지 않으면 군더더기 글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가리게 된다- 이런 내용이었죠. 




그런데 그것은 리뷰가 완성되는 시점에서 중요한 것이고, 리뷰를 쓰기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사실 "내 생각"입니다. 저 작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내 솔직한 생각과 느낌을 적는 겁니다. 내가 알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로 쓰세요. 그러다 의문점이 생기는 부분은 찾아 보거나 번외로 두는 겁니다. 그렇게 쓰다 보면 생각의 스케일이 커지게 돼요. 시각을 넓히게 되고 내 글에 스타일이라는 것이 생깁니다. 그게 때로는 악평이 될 수도 있고, 극찬이 될 수도 있고, 분석이 될 수도 있고, 단 한 줄로 끝나는 단평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내 생각이란 걸 갖지 않으면 리뷰를 쓸 때 막막하게 됩니다. 뭘 써야 할지 모르겠거든요. 그래서 싹 찾아 봅니다. 전문가들은 어떻게 얘기했나,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얘기했나. 이렇게 찾아보면 왠지 이 부분은 나도 생각했던 부분인 거 같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그 생각을 가져오죠. 나도 이렇게 생각했어 라고 그 생각을 가져 오지만 사실은 그 생각은 그 사람 생각이지 내 생각은 아니에요. 또, 나랑 비슷한 생각을 했든 안 했든 이 작품에 대한 보편적인 생각은 이런 거 같다며 남들의 생각을 훔쳐 오고 그것이 내가 생각한 내 생각인  듯하는 착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언론이 왜 점점 권력을 갖게 될까요? 이렇게 전문가들이나 남들의 생각이 곧 내 생각인양 대상을 받아 들이고 소화하는 것이 쉬워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전문가들이나 남들이라는 그룹이 의도하는 대로 조종하는 대로 흘러가게 되고 그들이 원하는 결과가 도출되게 되는 거죠. 그래서 리뷰 알바들이  동원되는 거예요. 전문가들이 극찬을 하고 남들이 재밌다고 하면 재밌는 줄 아니까. 하지만 전문가들이 극찬을 하고 남들이 재밌다고 했다고 해서 내게도 무조건 그렇게 보입니까? 그건 아니죠. 정도의 차이, 견해의 차이, 포인트의 차이 모든 차이에서 그 생각은 갈리게 됩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내 생각을 가볍게 정리해서 쓰세요. 그리고 거기에 살을 붙입니다. 그리고 정리해서 군더더기 글은 버리세요. 그러면 됩니다. 그런 후에 남의 생각과 비교해보든, 남의 글과 비교해보든 하십시오. "어라? 이 전문가(혹은 이 리뷰어)와 평이 다르네. 그러면 내가 틀린 건가?" 아니오. 그건 틀린 게 아니라 그저 다른 겁니다. 내가 영화를 볼 때의 그 기준, 내 견해 이런 것들 속에서 서로 다른 포인트로 영화를 봤을 뿐입니다. 자신이 한 생각에 소신을 가지세요. 비난이 아닌 비평이라면 소신을 가져야 글이 완성됩니다. 잘못된 정보에 대한 지적은 겸허하게 받아들여야겠지만, 아무 근거 없이 멋대로 비판이 아닌 비난을 하는 말에는 굽힐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 비난을 하는 사람은 "이 사람은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그저 시비만 걸고 싶은 할 일 없는 사람일 뿐이니까요. 




남의 생각에 의존하지 말고 내 생각을 만들어 보세요. 그게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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