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이 끝난 뒤에야 시작되는 반전
<프레젠스>는 "유령이 무엇을 했는가"보다 "유령이 무엇을 보았는가"에 집중하는 영화다. 시작부터 카메라는 인간의 시점이 아니라 집 안을 떠도는 존재의 시점으로 움직인다. 그래서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고스트 스토리>를 떠올렸다. 역시나 이 영화는 공포를 사건으로 만들지 않고 관찰로 만든다. 누군가의 삶을 엿보는 감각, 사적인 순간에 침입하는 불편함을 긴장으로 쌓아 올린다. 드론과 짐벌이 만들어내는 부유하는 움직임은 "무언가가 여기 있다"라는 감각을 남기며, 그 존재감 자체로 서스펜스를 이룬다.
영화 초반은 <파라노말 액티비티>같은 관찰형 공포와 닮아 보이지만, 실제 결은 전혀 다르다. <파라노말 액티비티>가 "현상"을 보여주기 위한 시선이라면, <프레젠스>의 시선은 "존재" 자체를 강조한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비교 대상은 <고스트 스토리>로 이어진다. 유령을 공포의 원인이 아니라 남겨진 존재로 다루고, 집이라는 공간을 기억과 감정이 쌓이는 장소로 만든다는 점에서 그렇다. 다만 <고스트 스토리>가 유령의 감정을 끝까지 따라가며 상실을 절절하게 밀어붙였다면, <프레젠스>는 감정에 다가가기보다 관찰의 구조를 유지한다. 유령은 주인공이 아니라 카메라가 되고, 관객은 그 카메라를 통해 타인의 삶을 엿보는 존재로 남는다.
후반부에 유령의 정체가 드러나며 서사적 반전을 주지만, 정작 반전은 그 결말이 만들어내는 감정의 변화다. 감동으로 갈 수 있는 설정이지만, 동시에 영화 내내 지켜본 모든 순간에 대한 감각이 불쾌함으로 뒤집히기 시작한다. 그것이 이 영화의 진짜 반전이다. 보호와 감시는 종이 한 장 차이이고, 영화는 그 차이를 일부러 흐린다. 유령을 이해하려다가 결국 자신이 무엇을 보고 있었는지를 되돌아보게 된다.
<프레젠스>는 전형적인 공포영화처럼 폭발하지 않는다. 대신 영화는 가족이 서로를 보지 못하는 상태, 관계가 무너지는 과정, 그리고 집 안에 남아 있는 시선의 지속을 통해 공포를 만든다. 결국 이 영화가 남기는 것은 무서움이 아니라 잔상이다. 무서웠다기보다는, 내가 끝까지 누군가의 삶을 훔쳐보고 있었다는 사실, 누군가가 그렇게 내 삶을 훔쳐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뒤늦게 떠올라 기분이 나빠지는 그런 류의 공포영화다. 이 불쾌함이야말로 <프레젠스>가 남기는 공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