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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TCH Jan 28. 2016

첫사랑 같았던 그 잡지, 로드쇼

취직시켜준다더니 왜 없어졌어요!

요 근래 몇 개의 오프라인 잡지들이 매진이 되어 환호를 지르는 모습을 보며 난 또 로드쇼 생각을 한다. PC잡지, 게임잡지, 만화잡지, 영화잡지를 엄청 모아 대곤 했지만 로드쇼는 첫사랑 마냥 계속 마음에 두고 있다.


스크린이라는 영화잡지를 보다가 로드쇼라는 영화잡지가  출간됐을 때, 그 어린 나이에 뭘 안다고 엄청 흥분하며 좋아했었다. "사이즈도 더 크고 브로마이드가 엄청 퀄이 좋았고, 해외 배우 얘기도 더 많았고, 나 이 잡지로 갈아타야겠다." 그리고 창간호부터 열심히 봤다.


그러다 부록이었던가 선물이었던가를 받기 위해 로드쇼 사무실을 방문했다. 광화문쯤 어디로 기억하는데.. 아무튼 사무실 방문을 계기로 자주 놀러 가 영화 이야기를 하곤 했다. 지금처럼 영화를 쉽게 보거나 할 수 있는 때가 아니었는데, 나이도 얼마 안 먹은 게 흔한 영화들 얘기보다 흔하지 않거나 비주류의 영화 이야기를 하는 내가 신기했던지 거기 사람들도 잘 받아주곤 했다. 심지어 고등학교  졸업하고 오면 여기서 일해라 라고도 해줬다. 그게 진담이든 아니든 그 말이 엄청 좋았었나 보다. 아직까지도 목소리까지 기억하고 있는 걸 보면.  


하지만 로드쇼는 졸업 전  폐간됐다. 얼마나 울었던가. 함정이라면 나는 그때 로드쇼가 아니라 키노를 보고 있었던 주제였다는 건데... 여하튼 소리 소문 없이 절친이 전학 가버린 기분이었다.


그 후로도 여러 잡지가 생겨났고, 구독도 하고 이젠 e잡지로 보기도 하고 하지만 그때만큼 신명 나게 파헤치며 보지는 않는 것 같다. 아마 그 후로는 자료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겠지. 그래도 잡지가 없어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누군가에겐 그 잡지는 나에게 있어 로드쇼 같은 그런 것일 수도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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