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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TCH Feb 15. 2016

내가 XX데이를 즐기는 방법

달력에 숨어 있는 온갖 데이들을 이용하자.


지금까지  연애하면서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와 같은 XX데이, 아니면 기념일 블라블라. 기본적으로 생일 정도 외 날들을 기념하여 이벤트를 하거나 선물을 하거나 어딜 가거나 뭔가를 하는 등의 일은 거의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냥 그런 날들을 핑계 삼아 일상적인 날의 일상적인 행동을 일상적이지 않은 것처럼 하곤 했다. 왜냐면 매일매일이 같은 건 지루하니까. 그냥 표현 한 번이라도 생각 한 번이라도 뭔가 이 일상적인 것이 조금은 다르게 느껴지는 게 더 재밌다.


예컨대, 항상 뭔가를 먹으러 가지만, “오늘은 XXX데이 기념으로 먹으러 갑니다.”라고 하면 그 외식은 평소와는 좀 다른 외식처럼 느껴지잖는가. 평소 잘 안 먹던 걸 먹는 데이로 지정하면 더 그렇고. 대청소를 하더라도 “오늘은 XXX 데이 기념으로  대청소합니다.”라고 하면 뭔가 허접하지만 기분이 조금은 달라진다.


요컨대, 무슨 데이, 무슨 날. 그런 것이어서 하는 게 아니라 그냥 하는데 그런 날의 이름을 이용하는  것뿐인 것이다. 


"상술에 쩐 일그러진 기념일", "그런 상술 말고 정말 중요한 이런이런 것들이나  기억합시다"라는 말은 그런 날들을 오롯이 선물이니 이벤트니 이거니 저거니 빡빡하게 챙기는 그런 피곤함들에나 붙을 말이고, 정말 기억해야 하는 건 이 날이 무슨 날이든 내가 상술에 쩔었든 어쨌든 기억하고 되새기면 될 뿐이다.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이지. 어쨌든, 그런 분위기 깨는 말 말고, 그냥 이왕 그렇게 이름 붙여진 날이면, 그런 날의 이름을 핑계 삼아 뭔가 해 보는 건 괜찮지 않을까?


“와 나, 발렌타인데이 기념으로 나루토를 깼네-“ 이거 정말 바보 같지만 멋진 말 아닌가. “첼시가 발렌타인데이 기념으로 5:1로 꿀을 빨고, 리버풀이 6:0으로 꿀을 빨았네.” 재밌잖아. 그냥 별거 아닌 시시껄렁한 일상다반사에 뭔가 그냥, 헛웃음 한 번이라도 있었으면 된 거지. 


당장 2월 19일은 우수니까 우수에 찬 금요일들 보내면 되는 거다. (아, 이건 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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