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주는 미학이란,
꽃을 살 일이 있어서 꽃집에 갔다. 꽃을 고르고 꽃집 주인장이 꽃을 포장해 주는 동안 꽃집 안을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다가 입을 뗐다.
"여긴 드라이플라워 없어요? 요즘 그런 게 엄청 유행이라던데."라고. 꽃을 그다지 즐기지 않아 꽃을 접할 일이 거의 없다 보니 유행이라는 드라이플라워도 실제로 본 적이 없어 어떤 것인가 한 번 보자는 그런 생각에서 나온 말이었다.
꽃집 주인장은 배시시 웃으며 포장하는 꽃에 눈을 떼지 않고, 그대로 우문현답을 해주셨다.
"살아 있을 때 이렇게 향기롭고 예쁜 아이들을 왜 굳이 말려 있는 걸 살까요? 그렇게 말린걸 왜 그 돈 주고 사는지 모르겠어요. 생화를 사서 그 향기와 아름다움을 느끼다가 천천히 말리면서 그 과정의 아름다움을 보는 게 꽃이 주는 미학인데 왜 드라이플라워가 그렇게 인기인 건지.. 찾으시는 분들은 좀 있으신데 저희는 그래서 드라이플라워를 팔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