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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TCH Jun 23. 2015

인셉션 (2010)

현실에서 깨어나  꿈속에서 살고 싶다.


      <변신>이라는 책에 등장하는 '그레고르 잠자'는 늘 시간에 쫓겨 사는 세일즈맨으로 벌레로 변신한 상황에서도 인간으로써의 의식은 갖고 있다. 벌레로써의 흉측한 모습은 갖고 있지만 피곤한 삶에서 벗어나 놀고 먹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는 신나 했다. 그의 외형적 자아와 내면 심리는 벌레로 변신했을 때 고스란히 늘어나게 됐다.


      살다가 힘들어지면 이것이 꿈이면 좋겠다 생각하게 된다. 그리운 사람이 있을 때도 그 사람을 꿈에서 만나고 싶어 하고, 내가 원하는 일들이 꿈에서라도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그런 꿈을 꾸면 우리는 그 꿈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게 된다. 사람의 마음이란 현실을 버티는 강한 자아가 있음에도 작은 구멍 하나로 좌초될 수 있는 것이었다.


      코브가 말했다. "꿈은 처음부터 기억나지 않아. 언제나 중간에서부터 기억하지." 그렇다. 어떻게 해서 내가 그 장소에 가 있는지 그 사람과 만나지고 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것은 그게 중요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요하지 않은 것은 무의식이 차단해버린다. 내게 중요한 것은 그 장소, 그 사람, 그  일뿐이니 그것만 기억하게 되는 것이다. 참으로 담백하다. 이렇게나 담백하니 꿈에서 영위하고 싶어 지는 것이겠지.


      <인셉션>의 끝에는 묘한 여운이 남는다.  꿈속 세상과 현실 세상에서 헤맬  수밖에 없는, 과거의 기억을 따라  꿈속으로 내달릴  수밖에 없는 사람이라면 그럴 것이다. 나는 그런 사람이기에 그랬다. 코브가 영화 내내 간헐적으로 비추는 카르마 속의 애잔함이 결말과 맞닿아 슬픔으로 다가왔다. 그 슬픔이란 꿈에서라도 만나기를, 꿈에서라도 함께 하기를, 꿈에서라도  구원받을 수 있기를 갈망하기에 그렇게 지하의 그들처럼 현실이 꿈인 채로 현실에서 깨어나 꿈에서 살고 싶음에도, 우리는 꿈에서 깨어나 현실에서 살  수밖에 없으메 생기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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