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TCH Jul 07. 2015

저녁 하늘

저녁식사 준비를 하다 하늘을 봤다.


이 맘 때엔 항상 뜨거운 낮의 시간이 비켜 나간 시간의 낮에 

책이나 노트북을 챙겨 마당으로 나갔다.

 마당 나무 그늘 아래 돗자리를 펴 놓고 드러 누워 잡다한 것을 하기 시작한다.


이따금 저만치 묶여 있는 개를 희롱하기도 하고

햇빛과 그늘의 경계에 발을 넣었다 뺐다 하기도 하고

얼음 물에 담가 둔 과일도 먹고 음료수도 마시고 맥주도 마시고 했다.

그러다 배도 좀 부르고 알딸딸 해지면, 저녁이 시작됐다.


요란해지는 하늘을 보며, 촌스러운 감상에 빠진다.

바람까지 불게 되면,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으로 시선을 돌려 또 다른 감상에 빠진다.


아무도 그립지 않은데,

누군가 마구 그리운 것 같은 느낌에 취한다.


이맘때쯤의,  하릴없이  연명하던 잉여 시절의 나는 항상 그렇게 뭐에든 취해 있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공사장에 사는 기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