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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TCH May 26. 2017

애기치즈와의 만남

내 방 천장에 사는 녀석


드디어 내 방 천장에서 부스럭 거리는 주인공을 만나게 되었다.

집에 들어오는데 지붕 쪽에서 소리가 나서 보니 한 두 달 돼 보이는 애기치즈가 부슬부슬 털 자랑을 하며 담벼락을 걸어오고 있었다. 그러다 나랑 눈이 마주치자 그대로 얼음이 돼버렸다.

"안녕~ 너야? 맨날 부스럭거리는 게?"

애기치즈는 그대로 멈춰서 계속 날 봤다. 그때 지붕과 담벼락이 붙어 있는 곳으로 어미로 추정되는 그래도 어려 보이는 고등어 한 마리가 얼굴을 쓰윽 비추었다.

"엄마는 고등언데 넌 치즈야?"라고 물었더니 날 힐끔 보고는 "쟨 괜찮아"라고 하는 듯 애기치즈를 쓰윽 보더니 다시 사라졌다. 하지만 여전히 애기치즈는 날 보느라 움직일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사람을 처음 보는 건가.

계속 보고 있다가는 애기치즈도 나도 밤을 새울 거 같아 "떨어지지 않게 조심해. 안녕~"하고 인사를 던졌다. 대문을 열려니까 뽈뽈뽈 목을 쭉 빼며 날 보려고 하는데 너무너무 귀엽더라.

억울한 표정으로 나를 보려고 하던 애기치즈에게 "왜~" 하고 나도 목을 쭉 빼며 다시 나오자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웃음이 났다.

"안녕~" 하고 다시 집 안으로 들어왔다.

아. 사진 찍어둘걸-하고 뒤늦게 후회했다. 뭐 어쨌든 이제 부스럭거려도 누군지 알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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