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무조건 하나씩 Project #10
저는 다세대주택 2층에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 집 밑에는 가게가 들어올 예정인지 한창 공사중입니다.
공사를 한지 한 2개월 된 거 같네요.
중간에 돈이 없어서인지 공사를 잠시 중단했다가 다시 하고를 반복했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공사시간이 제 취침시간과 맞물려 있다는겁니다.
그리고 중요한건 한 번도 그들은 저희집에 올라와서
'공사를 할 예정인데 소음이 발생할 것 같아 미리 양해를 구한다' 는 소리를 한 번도 하지 않더군요.
그래서 저는 직접 내려가서 당신들이 하는 행동이 얼마나 무례한지에 대해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더군요.
가게를 오픈하려면 공사를 해야하는데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문제들이라고 말이죠.
공사를 얼마나 더 진행할 예정인지 묻는 질문에는 하루이틀 정도 더 진행한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지금 한 일주일을 넘게 계속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집에서 작업을 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이기 때문에 취침에 대한 스트레스가 굉장합니다.
비단 1층에 공사 뿐만이 아니라 바로 길 건너에는 재건축 대단지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거든요.
그 소음에도 적응하기까지 오래 걸렸는데 1층 공사는 정말이지 사람을 미치게 합니다.
내일도 또 공사를 하면 내려가서 한 번 더 경고를 하지 않을 수가 없겠네요.
세상에 어쩔 수 없는 일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미리 공사시간을 알려줬더라면 저는 취침시간을 조절할 수 있었을테죠.
그리고 취침 후에는 집이 아니라 카페에 나가서 일을 할 수도 있을겁니다.
그정도는 저도 충분히 양보할 마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당당하게 '내 가게, 내가 공사하겠다는데 왜 난리야?' 라는 마인드를 가진다면
저는 조금도 양보할 마음이 생기지 않습니다.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곳이 아닙니다.
싫든 좋든 같이 살아가야 합니다.
공사로 인한 소음이 분명 제게는 스트레스이지만 그보다 더 스트레스로 다가오는건 무례한 당당함인 것이죠.
저 역시 앞으로 생각해볼겁니다.
'나는 누군가에게 무례한 당당함' 을 요구하고 있던 적은 없는지 말이에요.
당신도 한 번 생각해보세요.
당연하게 생각한 당신의 '당당함' 이 혹시 '무례'하진 않았는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