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의 공사비 계산 방식

빛이 스민 벽면의 손 맵시

by 빵굽는 건축가

공기층을 만들어 주는 단열재 공사가 마무리되면 이제 내부도 마감을 위한 바탕 공사를 하게 됩니다. 평평한 바탕을 위한 재료의 선택은 몇 가지 없습니다. 현장에서 주로 사용하는 재료는 석고보드와 나무 판재들입니다. 말을 풀어보면 다른 재료에 비해 공사가 편하고, 구하기 쉽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뜻이기도 하죠.

집을 짓는 일은 칸을 나누고 장소를 정하기 위해 벽을 세우는 일입니다. 벽이 집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공사비와 비례합니다. 같은 크기의 집이라 해도 벽이 많으면 비용도 따라 오릅니다. 건축가들에게 집의 크기를 가늠하라고 하면 눈에 보이는 바닥이 아니라 벽의 면적과 건물의 체적, 즉 부피를 기준으로 면적을 계산합니다. 바닥면적을 기준으로 넓이를 계산하는 건축법과 공사비의 차이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건축가들의 공사비는 부피를 기준으로 한 시공면적을 엑셀표에 넣습니다. 가로와 세로가 같을 수는 있어도 높이가 다른 종이상자 같다고 할까요?

벽면의 바탕으로 사용하는 석고보드는 나무 판재에 비해 ⅓ 정도 저렴합니다. 무엇보다 화재의 피해로부터 자유로운 내화성능이 덕분에 현장에선 석고보드를 선호하게 됩니다. 지금과 같이 목조주택이 일반화되기 전에는 시멘트 벽돌을 쌓고, 시멘트와 모래를 일정 비율로 섞어 반죽하고 미장을 하였습니다. 지금도 흙손을 사용한 미장 작업이 있긴 하지만 예전처럼 집 전체를 미장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고된 일이기도 하고, 일일이 시멘트를 벽에 바르는 시간과 노동의 품이 비싸기 때문에 콘크리트나 벽돌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현장에서도 바탕 공사에 석고보드를 사용합니다. 몇 해 전까지 현장에서 뵈던 미장 쟁이 어르신은 은퇴를 하고, 지금은 노반장님이 주로 미장 일을 하십니다. 노반장님도 연세로 치자면 환갑이 훨씬 넘은 분이시라 언제 “나도 이제 힘들어 못하겠다.”라고 하실지 모릅니다. 젊은 미장공이 있지 않냐고 모르는 소리를 할 수도 있지만 3D업종에 가까운 미장일을 배우거나 전업으로 하고 있는 젊은 분들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바탕 벽 공사 때 목조주택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부분이 있습니다. 습도의 영향으로 뒤틀림이나 늘어남, 줄어듬과 같은 나무의 성질을 잘 이해하고, 습기로 인해 나무가 터지거나 벌어지지 않도록 보강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재료와 재료가 만나는 곳, 경사진 곳, 모서리, 물을 많이 사용하는 장소들입니다. 석고보드 자체는 잡아당기는 힘이나 줄어듬에 대한 응력이 없기에 금속이나 구조 합판을 써서 나무의 구조를 꽉 잡아 줍니다.
석고보드는 칼로 자르고 흰색 오공본드와 못으로 붙일 수 있어 시공이 단순하지만, 나무 합판은 기계톱이 필요하고 가공에 손이 많이 갑니다. 그래도 기본에 충실한 생활하는 장소는 세월이 말해주는 것을 알기에 눈에 보이지 않는 장소들까지 야무지게 챙겨야 마음이 편안합니다..

짧은 머리가 추운지 두꺼운 모자를 쓴 이 팀장은 “크기는 비슷하지만 집마다 다 달라요. 형태도 차이가 있지만 지붕이 높고, ㄷ자로 된 중정이 생기면서 모서리와 벽체도 전체적으로 많아요, 그래도 이제 거의 다 마무리가 되어가네요”라며 쓰이는 자재의 차이점을 설명해 줍니다.

아이슬란드의 ‘올라퍼 엘리아슨’은 ‘어떻게’ 할 것인가 보다 ‘왜’ 하는지에 중심을 둔 디자이너입니다. 그는 빛에 의해 만들어지는 매 순간의 형태와 그것을 느끼는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자각’이 이루어질 수 있는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건축가들도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러나는 재료의 본래 성질과, 분위기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바탕 작업에 집중하고 있는 목수들의 손 맵시를 집주인들도 빛이 스미는 벽면에서 보고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전 09화집 짓는 동안 건축주가 해야 할 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