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현장에 나와야 하는 이유

도면에서 찾아내지 못한 빛

by 빵굽는 건축가

(2020년 1월 25일)

설 명절을 앞두고 김포 풍곡리와 고양 성사동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명절은 설 선물을 보내지 못해 마음 한편이 아쉽습니다.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명절인데 정성이 들어간 특별한 선물을 고집하다 그만 시간을 넘기고 말았습니다.

손으로 만든 한과를 과자점에서 직접 확인하고, 포장지에 편지를 넣어, 때에 맞추어 택배로 몇 년간 보내온 동네 과자점이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고 나니, 어떤 것을 할까 망설이다 시간만 지나가고 말았습니다.

익숙한 얼굴의 현장 식구들이 창과 벽체, 바닥 난방을 위한 바탕 공사 마무리를 하고 있는 김포 현장은 그렸던 이미지와 이야기보다 더 듬직하고 단정한 집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나지막한 동산의 나무들이 한강과 나란하게 실내에 이어지도록 설치한 가로로 긴창들과 나무보, 나무기둥 덕분에 그럴까요? 햇볕에 비추일 때마다 강물의 윤슬처럼 느낌 있는 장소들이 제모습을 조금씩 드러내고 있어 남은 공사들이 기다려지게 됩니다.

“윤달이 낀 겨울이라 2월 달에 추위가 몰려올까 겁이 나네요”라는 현장소장의 걱정에 저 역시 “아차 윤달에 낀 음력 달이지”라며 대꾸를 하고는 혹시라도 추위가 올 수 있겠다는 생각에, 외부 벽돌 공사 준비에 차질이 생길까 저 역시 염려가 앞서게 되네요. 벽돌을 쌓는 동안 영하의 날씨로 내려가면 벽돌과 벽돌의 이음 부분에 문제가 생기고 시간이 지날수록 하얗게 변색이 되니 걱정을 안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래도 지난 두 달간 따뜻한 날씨 덕분에 여기까지 무리 없이 진행되었으니 감사한 마음이 더 큽니다.

“주방 높은 벽에 아래로 각도를 두어서 빛이 내려오도록 가로로 긴 창을 하나 더 낼 것을 그랬어요”라며 손짓으로 빛이 들어오는 모습을 그려보는 현장 소장의 손짓에 “그러고 보니 그렇군요. 주방 벽으로만 생각하고 빛이 드는 좋은 장소를 하나 놓치고 말았네요” 도면에서는 찾아내지 못한 빛의 이동을 창을 설치하고 나서야 보이기 시작했으니 이미 한 발 늦고 말았습니다. 책상머리에 앉아서 생각으로만 짓는 것보다는 역시 1:1의 현장에 나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음을 고백하게 됩니다.

한 사람만 잘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 열 사람이 잘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 마음이 모아져야 되는 일이 집 짓는 일입니다. 추운 겨울 한강의 칼바람을 맞으며 겨울 공사를 하고 있는 식구들이 아늑하고 단정한 공간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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