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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베일
비가 왔으면, 하고 몹시 바라는 마음으로 방 안에 앉아 바깥을 오래 바라보면 어린 시절 보았던 그 가랑비가 실제로 추절거리며 내리는 것을 볼 수 있다. 반가운 마음에 부르르 일어나 창문을 열고 내다보면 그것은 비가 아니라 내 소망이 방충망을 통과하면서 벌어진 해프닝임을 쉽게 확인하게 된다.
환상을 오래 유지하려면 문을 열지 말아야 한다.
남상순의 브런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