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일상, 나만의 브랜딩 20
브랜드 소비가 말해주는 나의 정체성
우리는 매일 브랜드 속에서 살아갑니다. 아침에 마시는 커피, 손에 든 스마트폰, 걸친 옷, 사용하는 앱까지—하루가 브랜드로 채워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잠깐 생각해봅시다.
왜 그 브랜드를 선택하셨나요?
단순히 기능이 좋아서? 디자인이 예뻐서? 아니면… 왠지 나랑 잘 어울려서?
하버드대 수잔 포니어 교수는 “현대인은 느슨해진 인간관계를 대신할 수단을 브랜드에서 찾는다”고 말합니다. 브랜드는 이제 ‘물건’이 아니라, 우리와 관계를 맺는 대상입니다. 그리고 그 관계는 생각보다 깊고, 감정적이며, 때로는 나를 표현해주는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요즘은 누군가와 만나면 “거기 가봤어?”라는 질문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누군가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미슐랭 레스토랑을 예약하고, 누군가는 굳이 플래그십 스토어까지 찾아갑니다. 왜일까요?
단순히 ‘좋은 제품’을 사기 위함이 아니라, 그 브랜드가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애플스토어나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처럼 요즘의 매장은 단순한 ‘가게’가 아닙니다. 그곳은 브랜드의 분위기와 정체성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브랜드 무대’입니다.
경험은 기억을 만들고, 기억은 관계를 만듭니다. 퍼스널 브랜딩에서 경험은 단순한 체험이 아닌, 자신의 이미지와 가치를 구성하는 재료가 됩니다.
대학교 앞 카페에서 맥북을 사용하는 학생들을 자주 봅니다. 꼭 영상 편집이나 디자인을 하지 않아도 맥북을 고집하는 이유는 뭘까요?
그 브랜드가 가진 이미지와 상징성, 다시 말해 ‘어떤 사람처럼 보이고 싶은지’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브랜드를 통해 자신이 속하고 싶은 사회적 집단을 표현합니다.
“나는 이런 스타일의 사람이야.”
“나는 이런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해.”
브랜드는 그런 ‘사회적 자기소개’의 도구가 됩니다. 퍼스널 브랜딩에서 타인의 인식을 고려한 커뮤니케이션은 매우 중요하고, 브랜드는 이때 비언어적 메시지로 작용합니다.
브랜드를 혼자 소비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요즘 소비자는 브랜드를 함께 즐기고, 함께 이야기하고 싶어합니다. 할리 데이비슨을 타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커뮤니티를 만들고, ‘호그(HOG)’라는 세계적 팬 문화를 이끈 것처럼, 브랜드는 감정적 소속감과 놀이의 장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배민’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의 유쾌한 팬 문화가 생기고, BTS 팬덤 ‘아미’가 단순한 소비자를 넘어 브랜드의 공동 창조자가 되기도 하죠.
퍼스널 브랜딩 관점에서 보면, 이런 브랜드 커뮤니티 활동은 내가 가진 관심과 가치에 대한 공개적인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즉, 브랜드를 통해 나의 성향과 라이프스타일을 세상과 공유하는 것이죠.
누군가는 운동화를 살 때, “그냥 편한 거 아무거나 주세요”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나이키’를, 또 다른 누군가는 ‘아디다스’를 고집합니다. 단순한 기능의 차이가 아니라, 그 브랜드가 가진 의미와 내 삶의 방향이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파타고니아를 입는 사람은 단지 옷을 입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함께 입는 것이고, 나이키를 신고 달리는 사람은 ‘포기하지 않는 나’를 브랜드와 함께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브랜드 통합 소비입니다. 퍼스널 브랜딩에서 중요한 것은, ‘내가 누구인지’를 명확하게 아는 것이고, 브랜드는 그것을 반영하고 강화해주는 도구가 됩니다.
이제 브랜드 소비는 단순한 쇼핑이 아닙니다.
우리는 브랜드를 통해 관계를 맺고, 소속을 찾고, 감정을 나누고, 정체성을 만들어갑니다. 브랜드는 내 취향이자, 내 메시지이며, 때로는 내 얼굴입니다.
퍼스널 브랜딩이란 결국 “나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이고, 브랜드는 그 표현을 도와주는 훌륭한 언어입니다.
당신은 어떤 이유로 그 브랜드를 고르시나요?
그리고, 그 선택은 당신을 어떻게 말하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