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맥주가 우리에게 남긴 퍼스널 브랜딩의 비밀

뻔한 일상, 나만의 브랜딩 39

by TODD

얼마 전 뉴스를 읽다가 오랫동안 마음이 머물렀던 기사가 있습니다. 한때 편의점 맥주 냉장고를 가득 채우며 화제가 되었던 수제맥주 브랜드들이 잇달아 구조조정과 법정관리에 들어갔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곰표 밀맥주로 전국적인 인기를 모았던 세븐브로이, 성수동에서 감각적인 양조장으로 출발했던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그리고 국내 수제맥주 1호 상장사 제주맥주까지.


누구보다 화려했던 이름들이 이제는 변화의 파도 앞에서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한 산업의 흥망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의 퍼스널 브랜딩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거울과도 같습니다. 브랜드가 흔들리는 이유와 개인이 흔들리는 이유는 놀라울 만큼 닮아 있기 때문입니다.




원칙 1. 남의 이름에 기대지 말고, 고유한 정체성을 지켜라


세븐브로이는 곰표 밀맥주로 크게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그 빛은 세븐브로이 자체의 것이 아니라, 대한제분의 ‘곰표’라는 이름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재계약이 무산되자, 화려했던 성과는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퍼스널 브랜딩도 다르지 않습니다. 회사 명함, 유명인의 후광, 혹은 일회성 프로젝트 성과에만 기대어 만들어진 존재감은 결국 오래가지 못합니다.


진정한 존재감은 소속이 바뀌어도, 협업이 끝나도 남는 ‘나의 고유한 가치’에서 비롯됩니다.

“내가 어느 소속에 있느냐가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느냐”

이것이 퍼스널 브랜딩의 첫 번째 원칙입니다.


실천 팁:

자기소개 자리에서도 “○○회사의 김○○”보다는 “○○ 분야 전문가 김○○”라는 표현을 써보십시오.

성과를 어필할 때, 팀 전체가 아닌 내가 맡았던 구체적인 역할을 강조하십시오.

LinkedIn이나 포트폴리오에는 회사보다 내 철학과 전문성을 먼저 드러내십시오.




원칙 2. 과잉 확장보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택하라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는 수제맥주 붐이 일던 시기에 공장을 늘리고 투자를 확대했습니다. “지금 잘 되니 앞으로도 잘 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변하자, 그 믿음은 무거운 부채로 돌아왔습니다.


우리의 커리어도 비슷합니다. 조금 성장했다고 해서 모든 기회에 뛰어들고, 모든 트렌드를 따라가다 보면 정작 나만의 색깔은 점점 희미해집니다. 때로는 잠시 멈추어 서서, 내 성장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브랜딩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속도보다 방향이 더 중요하다.”


실천 팁:

SNS에 올리는 글이나 사진은 ‘양’보다 ‘일관된 톤과 메시지’에 집중해 보십시오.

새로운 분야로 도전할 때는 기존 전문성과의 연결점을 먼저 찾아보십시오.

‘바이럴’보다 꾸준히 함께할 팔로워와의 신뢰를 쌓는 데 힘을 쏟으십시오.




원칙 3. 트렌드를 활용하되, 휘둘리지는 말아라


수제맥주는 한때 가장 핫한 트렌드였습니다. 집에서 혼자 맥주를 따던 순간, 가볍게 즐기고 싶었던 세대의 마음을 정확히 건드렸습니다. MZ세대의 가치 소비, 홈술 문화, 제도 변화까지 모든 바람이 한 방향으로 불어왔습니다.


문제는 많은 브랜드들이 트렌드를 ‘활용’ 한 것이 아니라 ‘의존’했다는 점입니다. 곰표, 말표, 유동골뱅이… 이름만 다를 뿐 비슷한 협업이 반복되자, 소비자는 금세 피로감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하이볼이라는 새로운 바람이 불자, 차별화하지 못한 브랜드들은 너무나 쉽게 밀려났습니다.


트렌드를 읽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무작정 따라가는 것은 위험합니다. 트렌드는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일 수는 있지만, 내 대신 길을 걸어주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실천 팁:

유행하는 키워드를 쓰더라도, 반드시 나만의 관점과 경험을 녹여내십시오.

남들이 다 하는 방식 대신, 내가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풀어내십시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본질적인 가치를 중심으로 메시지를 만들어 가십시오.




당신만의 브랜드를 만드는 3가지 질문

수제맥주 시장의 부침은 우리에게 분명한 질문을 남깁니다.


첫째, 나는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 단순히 트렌드를 좇는 것이 아니라, 내 신념과 가치관이 기반이 되고 있는가?

둘째, 나는 꾸준히 이어가는 루틴이 있는가?
→ 화려한 이벤트보다 매일 조금씩 쌓이는 작은 습관이 결국 나를 만든다.

셋째, 나는 겉으로 보이는 수치보다 내적 성장에 집중하고 있는가?
→ 팔로워 수나 좋아요보다, 누군가에게 진짜 도움이 되는 능력을 기르고 있는가?




수제맥주의 흥망은 하나의 산업 기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우리 삶의 은유와도 같습니다. 브랜드가 어떻게 태어나고, 성장하고, 또 어려움에 부딪히는지. 그 과정이 우리의 커리어와 얼마나 닮아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퍼스널 브랜딩은 곰표 밀맥주 같은 일시적 히트작을 내는 것이 아닙니다. 협업이 끝나도, 시간이 지나도 남을 수 있는 나만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여정입니다.


“나는 지금 곰표 밀맥주 같은 일시적 성과를 만들고 있는가?
아니면 시간이 흘러도 기억될 나만의 브랜드를 키우고 있는가?”


이 질문을 오늘 하루 스스로에게 던져보시면 어떨까요.
답은 각자의 삶 속에서 조금씩 드러날 것입니다.


독자님은 지금 어떤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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