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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 미우 Apr 27. 2016

일본 여행에서 빵쟁이로 불렀던 이유

빵쟁이 별명으로 불린 웃지 못할 이야기


2012년에 떠났던 일본 여행 중에 한 가지 얻은 별명이 있다. 바로 '빵쟁이'라는 별명인데, 그 이유는 워낙 내가 일본 투어 일정 동안 항상 입에 빵을 물고 다녔기 때문이다. 그 이유를 이제부터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것은 웃기는 이야기이지만, 계획을 세우지 못한 웃지 못할 이야기이다.


여러분은 일본에 가면 가장 먹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요? 


 나의 경우에는 일본 현지에서 먹고 싶은 것은 일본 라면과 일본 돈까스, 덮밥 등이 있었다. 하지만 패키지 투어를 이용한 여행사는 여행에 참여하는 사람들 전부 초밥을 선호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당연히 일본이니 초밥을 먹지 않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여행사 패키지여행이라 밥 먹을 때마다 들린 곳은 4곳 중 3곳은 전부 초밥이 위주인 집이었다.


 하지만 나는 초밥뿐만 아니라 해물류를 아예 먹지 못한다. 일본에서 밥 먹으러 가는 곳은 대부분 해물 중심이었다. 아무리 일본이 4면이 바다인 나라라고 해도, 해물만 먹고사는 것은 아닌데 말이다. 자신이 먹지 못하는 것을 먹으러 일행들이 계속 간다면 그 고통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아마 이런 류의 비슷한 경험을 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첫 식사


 위 사진에서 나름 먹을 수 있었던 것은 우동과 찬물과 김밥같이 보이는 것이었다. 타 초밥들도 조금 먹어봤는데,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함께 여행하는 형이 장어는 꼭 먹으라고 해서 먹었지만, 순간 토할 것을 겨우 참았다. 정말 입까지 다 올라왔었다. 이날 호텔로 돌아와서 먹은 것을 거의 다 뱉어내다시피 했다. 그리곤 편의점에서 사 온 빵으로 다시 배를 채웠다. 나에게 이 고통은 하루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두 번째 식사


 이 날 일정을 통해서 들린 식당의 정식에서는 일본 가정 음식에서 종종 나오는 고르케가 있었다. 그리고 패키지 투어 일행 아주머니가 김치를 가져오셨는데 , 김치를 몰래 나눠주셔서 맛있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당일 저녁은 또 해물 위주로 나오는 바람에 그다지 배부르게 먹지 못하고 소식을 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나한테는 남은 수단은 빵 한 가지뿐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일본에 있는 동안 ' 빵쟁이'라는 별명을 갖게 되었다. 그래도 내가 일본에서 먹고 싶었던 메론빵을 마음껏 먹을 수 있었던 것은 나름의 위안이었다. 당시 일본 애니메이션을 통해 주인공이 먹는 일본의 메론빵이 대단히 먹고 싶었기 때문이다.


평범한 메론빵
딸기 메론빵
바인? 메론빵


 일본에서 먹은 메론빵은 모양이 다양했다. 애니메이션에서 본 것은 첫 번째 사진에 있는 모양의 빵이었는데, 정말 다양한 종류의 메론빵이 있어서 먹는 즐거움이 있었다. 일본에서 쓴 돈의 지출이 먹는 데에 나갔다. 배가 고프기에 빵을 사야 했고, 빵을 사면 목이 마르기에 음료수를 함께 사야 했다.  빵이 정말 맛있어서 다행이지, 빵마저 맛이 없었다면 나는 배고파서 한여름에서 걸어서 돌아다닐 힘이 없었을 것이다. 


 또 한 가지 맛있게 먹은 것은 '타코스'라는 음식이다. 타코스는 이것은 터키음식 케밥과 비슷한 음식으로, 이 음식 또한 나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일본에서 관광지를 돌아다니다 우연히 작은 차량을 가지고 판매하는 아주머니를 만나게 되어 "タコス、ひとつください。"이라고 말하며 먹을 수 있었다. 이 날 먹은 타코스는 그날 먹은 음식 중 가장 맛있었다.


타코스


회전초밥집에서 디저트만 시켜먹은 슬픈(?) 이야기


 세 번째 날에 저녁을 먹기 위해 회전초밥집을 갔었다. 회전초밥집에서 내가 먹은 것은 계란말이 초밥, 오이 초밥과 디저트류 케이크들 이었다. 이것들만으로 15 접시 정도를 먹었다. 대부분은 맛있게 초밥을 먹었지만 나만은 먹지를 못하기에 디저트류만 먹는 그런 슬픈 상황이었다. 차라리 케이크 뷔페를 갔었다면,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었을 텐데!


 2012년에 떠났던  첫 일본 여행은 즐거웠지만, 먹는 부분에 있어서는 많은 고생을 했다. 패키지 투어라 어쩔 수 없었지만, 역시 '일본 여행=온천 여행과 초밥 여행'이라는 공식은 너무 형식적인 틀에 갇혀 있는 것 같았다. 3박 4일 동안 내내 초밥 위주로 음식을 먹는 것은 여행 아이템의 아쉬운 부분이었다.


 일본에는 라면도 있고, 돈까스도 있고, 덮밥도 있고 여러 가지가 맛있는 음식이 많이 있다. 자유여행이었다면 골고루 음식을 먹을 수 있었을 터인데, 너무 아쉽다. 이번 여행에서 타 음식을 사 먹으려면 내가 직접 찾아가서 먹는 수밖에 없었다. 뭐, 이것도 나름 혼자서 해야 했기에 재미있는 경험이긴 했지만 힘들었다.


 지금은 다시 일본 여행을 갈 기회가 있다면, 자유여행으로 과감히 떠나 볼 생각이다. 그동안 열심히 일본어 공부도 했고, 나름 자신감도 생겼다. 심각한 길치라서 길을 찾아다닐 수 있을지 걱정이지만, 그것 또한 여행을 통해 겪을 수 있는 즐거움이 아닐까? 2012년 여행기를 다시 읽어보면, 어리숙했던 내 모습이 떠올라 그저 웃음이 나온다. (웃음)




글의 원안은 저자 블로그 <노지의 소박한 이야기>에 올렸던 글 : http://nohji.com/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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