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03) 닉네임 '노지'를 사용하기 시작하다
2010년 12월 6일은 운영하기 시작한 블로그가 단순한 일기장에서 내가 경험한 이야기와 평소 사회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적기 위한 공간으로 바뀐 첫 번째 날이다. 닉네임도 애니메이션 캐릭터 이름을 사용한 'SOSMikuru'이라는 이름에서 '노지'로 바꾸게 되었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필명이 되는 닉네임이다. 우리가 어떤 사람과 친근해지는 데에 첫인상이 중요하듯이, 블로그에서도 사람들에게 비치는 첫인상이 중요하다. 그 첫인상을 결정하는 요소가 블로그 스킨 디자인, 블로그 이름, 닉네임이다.
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이름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영어로 적은 이름은 친근하게 접근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학교에 다녔던 시절에 친구들에게 자연스럽게 불린 별명 '노지'를 붙였고, 블로그 이름 또한 '노지의 소박한 이야기'로 바꾸면서 본격적인 블로그 생활이 시작되었다.
나는 개명을 통해서 사람의 운이 확 트인다는 말을 믿지 않았지만, 필명을 바꾸고 벌어진 일은 이 믿음을 뿌리째 흔들 정도로 커다란 일이 하나 둘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 첫 번째가 2010 티스토리 우수 블로거로 내가 선정된 일이었다. 꾸준히 글을 적기는 했지만, 1년이 지나 선정될 줄은 몰랐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당시에 우수 블로그 선정에 욕심은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해 마지막에 뽑는 우수 블로그 300명에 선택되는 일은 예상 이외의 일이었다. 당시 심경을 쓴 글을 읽어보면 부끄러운 말이 많은데, 처음 방문자 100만 명의 목표를 당시 75%를 이룬 75만 명을 이루었던 것 같다.
블로그 필명을 '노지'로 바꾸고, 블로그 이름을 '노지의 소박한 이야기'를 바꾸고 나서 처음으로 선정된 티스토리 2010년 우수 블로그. 이 작은 계기가 지금의 블로그 <노지의 소박한 이야기>를 있게 했고, 지금의 나를 있게 해주었다. 그동안 별다른 인정을 받지 못했던 내가 받은 인정이었다.
글을 쓰면서 나는 종종 내가 글을 쓰는 의미에 대해 말했던 적이 있다. 나는 어릴 때 딱히 칭찬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열심히 공부를 해도 공부를 더 잘하는 친인척과 비교를 당해 항상 아직도 모자라다는 핀잔을 받았는데, 이것은 집에 계신 부모님만 아니라 학원 선생님과 학교 선생님 모두 그랬다.
더 열심히 노력해서 중간고사보다 더 좋은 기말고사 시험 성적을 거두고, 1학기보다 더 좋은 2학기 성적을 거두었지만 칭찬은 없었다. 어른들은 항상 채워진 점수보다 남은 점수만 바라보며 "88점? 왜 점수가 그 정도밖에 안 돼? 공부 안 했어?"라고 말하면서 노력한 과정을 칭찬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종종 심심풀이로 참여했던 글짓기 대회에서 상을 탈 때마다 나는 스스로 '이런 나도 잘하는 일은 있구나.'라며 위로하며 칭찬했다. 아마 그런 과정이 있었기에 블로그를 개설해서 글을 쓰는 일을 할 수 있었고, 댓글이 달리지 않고 방문자가 없어도 한 달 만에 접지 않고 꾸준히 했던 것 같다.
그렇게 노력한 과정이 처음 타인에 의해서 인정받은 것이 2010년 티스토리 우수 블로그 선정이었다. 그간 인생에서 거의 들어보지 못한 '축하합니다.'는 말을 처음으로 얼굴조차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들었고, 블로그를 가벼운 마음으로 운영했던 내가 더욱 진지하게 운영하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자신이 한 노력을 인정받는 것은 이렇게 기쁜 일이었고, 나는 처음으로 내가 한 일을 해보기 잘했다고 생각했다.
한 시절을 풍미했던 유명한 배우 중 한 사람인 알프레드 런트가 <비엔나의 재회>에서 주인공 역을 맡았을 때 "내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나의 자부심을 키워주는 말이다"라고 했다.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p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