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시사로 눈을 돌리다

(원고 04) 일상 이야기에서 시사 이야기로 넘어가다

by 덕후 미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는 블로그에 어떤 글을 쓰려고 마음먹었던 적이 딱히 없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일상 이야기를 적기 시작했고, 내가 가진 애니메이션과 책이라는 두 개의 취미를 소재로 하여 글을 꾸준히 적어나갔다. 글 솜씨는 엉망이었지만, 정말 열심히는 적었다.


2010년에 주로 썼던 이야기는 책 이야기와 애니메이션 이야기, 임창용이 활약하고 있던 일본 야구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당시 야구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일본어를 공부하는 겸해서 인터넷 방송으로 시청한 일본 야구를 소재로 글을 쓰면서 상당히 많은 방문자를 끌어 모을 수 있었다.


처음으로 우수 블로그 선정되고 나서 나는 이웃 블로거들로부터 '한번 우수 블로그로 선정되면, 다음에 글쓰기 트라우마에 빠져 글을 잘 못 쓰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확실히 우수 블로그가 되었다고 생각하니 더 좋은 글을 써야 할 것 같아서 평범하게 적던 글들을 재검토하는 일이 많아졌었다.


하지만 나는 주제를 조금씩 옮겨가면서 꾸준히 글을 적었다. 일상 이야기는 여전히 사진과 함께 짧은 글을 덧붙여서 블로그에 올렸지만, 2011년은 2010년과 달리 내가 바라보는 사회의 모습을 무게를 잡고 적기 시작했다. 2010년 때도 조금 언급은 했었지만,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그 글들을 적었다.


2011년 1월에 적었던 글 중 대표적인 글이 일본으로 귀화해서 출전한 이충성(이 다라 다니)의 글이다. 이충성은 한국에서 대표 팀으로 나가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한국에서 차별을 견디지 못한 그는 일본으로 귀화해서 아시안컵에 출전했다. 그는 아시안 컵에서 일본의 우승에 아주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나는 당시의 우리 한국 사회의 차별 문제를 <이충성을 통해 본 한국 사회의 현실>이라는 글로 적어서 발행했다. 그 글의 마지막에 나는 '만약 일본이 이기는 데에 이충성이 극적인 역할을 해낸다면, 우리는 이충성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 글을 적기도 했는데, 정말 이때는 꽤 놀랐었다.



그 글을 시작점으로 하여 나는 2011년부터 평소 내가 말하고 싶었던 교육 문제에 대한 글을 블로그에 적기 시작했다. 마냥 즐겁게 글을 썼던 2010년과 달리 2011년은 좀 더 무게를 가지고 몇 년 살지 않았지만, 그동안 내가 겪은 경험을 토대로 20대인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블로그에 하고 싶었다.


지금까지 한국 사회는 교육 문제에 대해서 아이들을 제쳐놓고, 어른들이 자기 마음대로 정하고 있다. 교육의 주체는 바로 아이인데, 어떻게 아이의 입장은 생각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위한 교육정책을 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나는 내 경험을 예로 우리나라 교육에 쓴소리를 하고 싶었다.


갑작스러운 주제 변경이었지만, 2011년부터 시작한 교육 이야기는 <노지의 소박한 이야기>가 브랜드로서 가치를 가지는 기둥이 되었다. 한번 지적하는 글을 쓰기 시작하자 같은 주제 속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술술 쏟아져 나왔다. 그때까지 쌓인 이야기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적기 시작한 우리 교육과 시사를 주제로 한 글은 2011년 말에 커다란 일로 이어지는 큰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처음 블로그에 글을 쓸 때는 내가 적은 짧은 글 한 개, 한 개가 이렇게 커지게 될 줄은 몰랐고, 블로그를 통해서 내가 좀 더 큰 꿈을 꾸면서 도전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아무런 목표도 없이 일도 하지 않고 나태하게 생활하다 보면 인격적으로 타락할 뿐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 있던 능력마저 썩혀버리고 만다. 이는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관계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고, 인생을 살아가는 참된 의미조차 찾지 못한다. 일하는 수고로움을 아는 사람만이 잠시 동안의 안락함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는다. 열심히 일하고 노력한 만큼 보상받는 것이야말로 인생을 보다 즐겁고 귀중하게 보낼 수 있는 지름길이다. (왜 일하는가, p38)


윗글은 이나모리 가즈오의 저서 <왜 일하는가>에서 읽을 수 있는 글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히키코모리로 지내면서 아무런 목표도 없이 일도 하지 않고 나태하게 생활했으면, '오늘의 나'는 없었을 거라고 생각하니 굉장히 무섭다. 글을 쓰면서 열심히 노력했기에 오늘 이 글을 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자연스럽게 주제를 시사로 옮겨서 시작한 본격적인 무게 있는 글은 '노지'라는 이름을 더욱 가치를 지니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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