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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 미우 Jul 08. 2015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오늘은 어머니의 생신입니다.

보통 다른 집이라면 이 날을 맞아 여러 준비가 있겠지요.

케이크를 사고, 선물을 사고,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고, 웃음을 짓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최대한 성의를 갖춰 형식적으로 무엇을 할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거기에 과연 진실함이 있을까요? 과연 행복이 있을까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거짓말로 건네는 한 마디가

사람을 진심으로 웃을 수 있게 해준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언제나 어머니의 생신 때마다 가만히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언제나 불효 자식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행복하지 않은데,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었습니다.


어머니가 아픈 몸을 이끌고 일하시는 모습을 보며

가만히 옆에서 도와드리는 일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생신이라고 하여 무엇을 해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진실함을 담아 드릴 수 있는 행복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으니까요.

깊은 한숨을 내쉬며 하늘을 쳐다보며 하늘의 명이 다하지 않았음을 안타까워할 뿐입니다.


어머니, 이 불효한 자식을 용서하지 마십시오.

바뀌지 않을 이 못난 자식을 받아들이지 마십시오.

저는 이렇게 살 수밖에 없는 너무 부족한 인간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오직 딱 두 마디인 것 같습니다.

어머니, 죄송합니다.

어머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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