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책을 좋아한다. 나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 나는 만화를 좋아한다.
나를 소개하기 위해서 책, 애니메이션, 만화 이 세 가지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오늘 내가 이렇게 글을 쓸 수 있게 된 이유가 여기 세 가지에 있고, 오늘 내가 이렇게 살아갈 수 있는 이유가 여기 세 가지에 있다. 이 세 가지 일을 만나지 않았다면, 나는 단연코 오늘의 나로 글을 쓰면서 꿈을 꾸는 사람이 될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책은 내가 생각해보지도 않은 '나의 꿈'을 찾을 수 있게 해주었고, 애니메이션은 어느 때부터 잊어버린 '즐거운 웃음'을 찾을 수 있게 해주었고, 만화는 친구가 없던 나에게 '친구'가 되어주었다. 손을 뻗으면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언제나 나와 함께 했고, TV를 통해 본 애니메이션은 늘 웃음을 주었고, 만화는 늘 친구가 되어주었다.
나이는 벌써 27살이 되었지만, 나는 아직도 이 세 가지를 내 인생의 중요한 요소로 여기고 있다. 대학에서 취업을 위한 단계를 밟기보다 내가 좋아하는 세 가지를 내 삶의 소재로 삼고자 했다. 우연히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나는 내가 좋아하는 세 가지 요소를 이용해서 글을 쓸 수 있고, 좀 더 내가 꿈꾸는 삶을 그릴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노지의 소박한 이야기>는 이미 어느 정도 선에 올랐고, 애니메이션/만화 장르에 해당하는 라이트 노벨과 만화책을 읽고 글을 쓰는 <미우의 소박한 이야기>도 점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세 가지를 모두 할 수 있는 블로그에 글을 쓰는 일은 더 어디에서 찾을 수 없는 가장 좋은 일이었다.
사람은 좋아하는 일을 하면 진심 전력으로 몰입할 수 있게 된다. 비록 진심이 될수록 넘어야 할 높은 벽이 너무 많아서 힘들기도 하지만, 마땅히 이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우리의 삶은 도전하고, 실패하고, 비로소 성취를 했을 때 비로소 '살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삶의 의욕은 거기서 생겨난다.
좀 쉽게 삶의 의욕이 샘솟으면 좋겠지만, 신은 절대로 인간을 나태할 수 없게 만든 것 같다. 나태하게 살아갈수록 사람은 의욕을 잃어버리고, 그 어떤 일에도 재미를 느끼지 못하게 되고, 살아가는 행위 자체의 의미를 잃어버린다. 가파른 숨을 몰아 쉬면서 살지만 그 이유를 알지 못한다. 살아가는 이유를 알지 못하는 삶은 비극이다.
책과 애니메이션, 만화 이 세 가지는 그런 비극에서 나를 구해주었다. 지금도 이 세 가지에 많은 영향을 받으면서 나는 더욱 단단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목표이자 꿈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혼자만의 발버둥일 수도 있지만, 좌절하는 그 순간이 끝이라는 사실을 나는 책과 애니메이션, 만화에서 배울 수 있었다.
<4월은 너의 거짓말>이라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내가 가장 최근에 큰 감동을 받은 작품이다. 음악을 통해서 사람과 만나고, 사람과 헤어짐을 통해서 성장하고, 음악을 통해서 마음을 표현하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멋진 작품이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장면이 그려지고, 머릿속에서 잔잔한 음악이 들린다.
책과 애니메이션, 만화는 이렇게 사람의 마음속에 깊숙이 들어와 따뜻한 빛을 켜준다. 어떤 사람은 그런 이야기는 허구에 불과하고, 현실은 조금의 희망도 없다고 말한다. 물론, 현실은 우리가 읽은 이야기와 달리 우리에게 너무나 냉혹하다. 한국 사회에서 모든 것은 결과로 평가를 받고, 결과가 좋지 않은 피땀 흘리며 노력한 과정은 멸시를 받는다.
이런 결과 지상주의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이야기에 감동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야기를 통해 내 이야기를 적어갈 수 있다는 생각마저 포기한다면, 과연 그것은 사람이 삶을 살아간다고 말할 수 있을까? 과연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오늘을 있는 힘껏 최선을 다해서 보낸다고 변명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절대 그럴 수가 없다. 내가 나로 살아가기를 포기한 삶이, 내 이야기를 적어가기를 포기한 삶이 절대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혹 그렇게 말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변명에 불과하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을, 힘들어도 계속해나가야 하는 일을 도중에 포기한 스스로에 대한 변명이다.
나는 내가 내 이야기를 적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어느 누구도 삶을 살면서 내 이야기를 적는 스스로 인생에서 주인공이 되라고 가르쳐주지 않았다. 학교와 학원과 집에서 배운 것은 똑같은 것을 기계처럼 공부만 하는 사람을 찍어낸 것처럼, 스스로 무엇을 하려고 생각하지 말고 오로지 주입된 것만 하라는 것을 배웠다.
만약 내가 책과 애니메이션, 만화 이 세 가지를 만나지 못했다면 나 또한 그렇게 주입된 좁은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이야기에 빠져 현실을 보지 못한다고 말하지만, 진심 전력으로 하고 싶은 일을 발견한 이상 도전하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 내 마음을 있는 힘껏 부딪히고, 전력을 다해 몇 번이고 도전하는 거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은 어둡기만 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길은 이미 많은 사람이 통과해 자신의 분야에서 화려하게 반짝이고 있다. 그냥 금수저를 잘 물고 태어난 게 아니다. 좁은 세계에서 벗어나 넓은 세계를 보고, 넓은 세계에 반해 발을 뻗은 사람이다. 내가 만난 책과 애니메이션과 만화는 그 삶이 얼마나 멋진 삶인지 보여주었다.
그 삶에 어떻게 반하지 않을 수 있을까! 책과 애니메이션과 만화는 나에게 넓은 세계를 무대로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었다. 힘들어도 웃을 수 있는 힘을 주었다. 외로워도 곁에 있는 친구가 되어주었다. 오늘의 나는 책과 애니메이션, 만화로 도달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책과 애니메이션, 만화와 함께 더 나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하고 싶은 일을 통해 꿈을 바라보면, 절대 포기할 수 없어지는 생물이다. 할 수 없다면서 포기만 하라는 게 현실이라면, 그런 현실조차 넘어설 수 있는 게 사람이다.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은 적은 게 아니다. 그저 해야만 하는 일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적을 뿐이다.
나는 오늘도 여기에 글을 쓴다. 이 글은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이고, 계속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내가 가진 것이라고는 조금 글을 잘 쓸 수 있는 능력뿐이다. 이 보잘것 없는 능력으로 글을 쓰면서 내가 만난 책과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소개하고 있다. 정말 작은 일이지만, 이 일은 쌓이고 쌓여서 비로소 내 삶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그렇게 믿고, 나는 오늘도 여기에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