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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 미우 Sep 24. 2016

방송 데뷔를 꿈꾸다

어릴 적에 나는 연예인을 동경한 적이 없다. 요즘 세대 아이들은 연예인이 되는 게 장래희망 10위 안에 들어가 있다고 하지만, 내가 초·중고등학교 시절만 하더라도 연예인은 그렇게 인기가 없었다. 학교에서 조사하는 장래희망 순위에는 대기업 직원, 판·검사 같은 직업이 가장 많은 인기가 있었다.


나 또한 어머니의 말을 듣고 사법고시를 쳐서 판·검사가 되는 걸 꿈꾼 적이 있다. 게임을 좋아했을 때는 게임을 만드는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느 것도 꿈꾸지 않는다. 게임보다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고, 판·검사가 되는 것보다 소박한 삶을 즐기며 살고 싶은 소시민이 되었다.


그렇게 살다 보니 나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등 TV 속에서 나오는 연예인을 잘 알지 못한다. 한참 사람들이 "아이유, 아이유!" 외치고 다닐 때 나는 정말 아이유가 누구인지 몰랐었다. 10대 시절부터 연예인에 별로 관심이 없었고, 20대가 된 지금도 별로 관심이 없다. 관심 있는 건 책 밖에 없었다.


돌로 두드려 맞을지도 모르지만, 정말 나는 내가 읽는 책들에서 언급되는 사람들 말고는 관심이 없었다. 특히 내가 읽는 책 중에는 만화책과 라이트 노벨이 있어서 다른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었다. 현실의 아이돌과 가상의 아이돌의 차이라고 해야 할까? 3차원보다 2차원에 나는 더 빠져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조금 달라졌다. 막 연예인이 누구인지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아니지만, 평소 시청하는 몇 프로그램을 통해서 눈에 익는 연예인들은 이름을 알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이제는 시청자가 함께 참여할 수 있고, 다양한 분야의 패널이 초대되어 소통하는 프로그램이 많다는 걸 알았다.


흥미 없이 보기만 하는 것보다 직접 참여해보면 더 재미있겠다고 싶어 나는 방송에 출연할 수 있는 기회를 조금씩 살펴보았다. 연예인이 되거나 어떤 전문가처럼 방송에 패널로 등장하는 걸 목표로 하지 않았다. 그저 거실에서 보기만 하는 TV 프로그램 속에 '내가 나올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그렇게 처음으로 직접 방송에 나갈 기회를 잡은 건 <김제동의 톡 투유>라는 프로그램이다. 시청자의 사연을 모아서 일부 시청자를 초청하는 <김제동의 톡 투유>는 시청자가 주인공인 프로그램이었다. 그래서 운이 좋으면 그곳에서 발언을 하면서 TV 카메라에 나오는 기회를 손에 쥘 수 있었다.


아쉽게도 첫 번째 녹화에서는 발언할 기회가 없었고, '말해도 될까?!'는 걱정만 하느라 카메라에 비치지 못했다. 그런데 우스운 일은 나와 함께 간 어머니와 막내 이모는 몇 번이나 카메라에 웃는 모습이 담겼다는 사실이다. 집에서 녹화방송으로 프로그램을 보면서 '왜, 나는!?'이라며 웃으며 보았다.


그 이후 나는 또 한 번의 방송 출연 기회를 잡게 되었다. 와, 무슨 연예인도 아닌데 내가 또 어느 프로그램에 나갔는지 궁금할 것이다. 사실 이것도 운이 좋았다. TV 프로그램 중에서는 방청객을 모집하거나 시청자와 함께 프로그램을 만드는 퀴즈 프로그램이 있다. 거기에 나는 지원을 했었다.


손수 제 발로 나갈 수 있게 된 두 번째 프로그램은 KBS 인기 퀴즈 프로그램 <1:100>이었다. 이른 아침에 녹화가 시작하기에 KTX 첫 차를 타고 발 빠르게 움직여야 했지만, 그래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무작정 발을 옮겼다. KTX 왕복비가 제법 들었지만, 그건 나중에 생각하기로 했다.


왜냐하면, 내가 <1:100>에 나가서 최후의 1인이 되어 큰 상금을 손에 넣을 수도 있었으니까. 처음에 이런 헛된 꿈을 가슴에 품고, '한 번이라도 카메라에 담길 수 있으면 재수!'라고 생각하면서 KBS 공개홀을 찾았다. 설마 그 날에 두 개의 목표 중에서 한 개가 손쉽게 이루어질 줄은 전혀 몰랐다!


내가 이룬 꿈이 최후의 1인이 되어 큰 상금을 얻은 거라면 좋았겠지만, 나는 최후의 1인이 될 수 없었다. 최후의 1인은 고사하고, 문제가 생각보다 너무 어려워서 '찍기'로 운 좋게 살아남은 적이 많았다. 아는 문제도 있었지만, 모르는 문제가 더 많았다. 괜히 <1:100> 난이도가 어려운 게 아니었다.


비록 최후의 1인이 되지는 못했지만, 당일 녹화 방송에서 내가 인터뷰를 한 모습이 그대로 담긴 것을 TV 방송으로 볼 수 있었다. 두 번째 문제인 '샥스핀'이 무엇인지 맞추지 못해서 인터뷰를 했던 것인데, 다행히 자연스럽게 인터뷰를 한 덕분에 그 모습이 그대로 <1:100> 방송에서 나왔었다.


어머니와 함께 방송을 보면서 "저기 내 나왔다!"라며 웃고 있을 때, 어머니 친구 분이 "지금 TV에 니 아들 나오네."라며 전화를 어머니께 하시기도 했다. 드디어 올해의 목표 중 하나인 'TV 출연하기'가 이루어진 순간이었다. 방송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인터뷰 한 장면이 나온 건 대단했다!


<1:100> 녹화 이후 <김제동의 톡 투유>에 한 번 더 방청객으로 초대를 받았지만, 아쉽게도 역시 카메라에 담길 수는 없었다. 당시 몇 가지 사연 중에서 '내가 올린 사연'도 있었지만, 내 사연은 게스트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아, 정말 아쉬웠다. 다시 한번 더 방송을 탈 수 있었는데!


그렇게 방송 녹화 현장에 가다 보니 역시 욕심이 난다. 방송을 통해서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리가 있으면 했다. <비정상회담>에 최초 일반인 게스트로 등장을 하거나 다른 프로그램에 책 블로거, 혹은 라이트 노벨 오타쿠 블로거로 출연할 수 있는 기회를 지금 꿈꾸고 있다. 그냥 황당무계한 꿈인 걸까?


예로부터 꿈은 크게 가지라고 했다. 비록 내가 <비정상회담>에 나오는 멤버들처럼 잘 생긴 것도 아니고, 초대받는 손님처럼 특별한 분야의 전문가도 아니다. 하지만 혹시 시청자를 초청하여 이벤트 기획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꼭 나가고 싶다. <비정상회담>만 아니라 다른 여러 프로그램에도!


연예인이나 TV 프로그램에 전혀 관심 없었지만, 몇 번 기회를 얻고 나니 괜히 욕심이 생겼다. 방송 데뷔를 꿈꾸는 바보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음에 다시 한번 더 <1:100>에 도전을 해볼 생각이고, 혹시 시청자 사연을 모집하거나 출연할 사람을 모집하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도전해볼 생각이다.


아무 프로그램이나 다 나가고 싶다는 게 아니다.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나가고 싶다. 누가 내보내 준다고 하는 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찬밥 더운밥을 가리고 있으니 과연 될지 모르겠다. (웃음) 그럼에도 방송 데뷔를 꿈꾸는 일은 포기하지 않을 생각이다. Why not?


사람들 앞에 나가서 이야기를 한다는 건 대단히 큰 용기가 필요하다. 나는 내가 좀 더 강해지기 위해서, 좀 더 다채로운 경험을 하기 위해서 방송이라는 기회를 적절히 활용하고 싶다. 부디 다음에 내 블로그를 본 사람 중 방송 관계자가 다시 한번 더 방송 출연 기회를 검토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래전에 강호동이 KBS에서 진행한 <달빛 프린스>에서도 출연 제안이 온 적이 있었는데, 프로그램 진행 방향이 바뀌면서 출연을 하지 못했다. 만약 그 프로그램에 나갈 수 있었다면, 나는 지금 어떤 모습으로 삶을 살고 있을까? 혹시 다른 프로그램에도 게스트로 출연할 수 있지 않았을까? (웃음)


상상만 하더라도 재미있다. 방송 데뷔는 참 즐거운 일이다. 인터넷 방송으로 다른 접근을 해볼 수도 있겠지만, 역시 나는 TV 방송에 직접 나가고 싶다. 혹시 또 모르는 일이다. 어떤 방송 관계자가 이 바보 같은 꿈을 적은 글을 읽고, 어떤 콘셉트에 맞으니 출연 제안을 해올지. 세상은 모름지기 그런 법이다!


인연은 느닷없이 찾아오고, 기회는 바라는 자에게만 온다. 나는 그런 세상의 법칙을 믿는다. 아하하. 와라! 방송 출연 기회!!! (심히 중2병스러운 나의 대사에 나는 고개를 숙이면서 오늘 이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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