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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 미우 May 09. 2017

버킷리스트를 실천하기 위한 용기

03.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

 우리가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을 뜻하는 '버킷리스트'라는 단어는 우리의 생활 속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단어다. 자기계발과 꿈을 말하는 사람들의 특강이나 책을 읽으면 언제나 빠질 수 없는 단어로 등장한다. 나 또한 '버킷리스트'라는 단어를 정말 많이 들었고, 버킷리스트를 글의 소재로 적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버킷리스트'라는 단어가 어떻게 유행을 탔고, 사람들이 흔하게 사용하게 되었는지 알지 못했다. 그러다 우연히 몇 개의 강연을 듣고, 책을 읽으면서 영화 <버킷리스트>를 통해서 많은 사람이 '버킷리스트'라는 말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도대체 어떤 영화일지 개인적으로 굉장히 궁금했다.


 그 작은 호기심이 쌓이면서 하나의 길을 만든 걸까? 내가 다니는 대학에서 열린 외부 초청 강사 특강에서 또 버킷리스트 영화와 단어가 등장했다. 강연을 들으면서 꼭 한 번 영화를 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우연의 일치로 내가 사는 김해의 김해 문화의 전당에서 수요일 무료 영화로 <버킷리스트>를 상영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김해에 위치한 김해 문화의 전당은 매주 수요일마다 다양한 무료 영화를 매달 특정한 주제를 정해서 상영한다. <해설이 있는 수요 영화의 밤>이라는 컨셉으로 진행되는 이 기획은 김해 문화의 전당 영상미디어센터 시청각실에서 매주 수요일 오후 7시에 볼 수 있고, 이번 주제는 '서로의 부족함을 채울 때'였다.


 영화 <버킷리트스>가 '서로의 부족함을 채울 때'라는 말과 어떻게 이어지는지 무척 궁금했는데, 나는 영화를 보면서 그 이유를 너무나 쉽게 알 수 있었다. 영화 <버킷리스트>는 에드워드와 카터 두 주인공이 우연히 한 병실에서 만나 우정을 쌓고, 시한부 선고를 받은 이후에 삶을 즐거움을 되찾는 이야기로 그려지는 영화다.


 두 주인공이 같은 병실에서 만난 건 아주 작은 우연에서 시작한다. 두 사람은 전혀 연결점이 없는 인물이었다. 카터는 정비소에서 일하는 흑인이었고, 에드워드는 성공한 사업가로 계속 부를 축적하는 백인이었다. 이렇게 전혀 접점이 찾을 수 없던 두 사람이 암에 걸려서 같은 병실에 있게 되고, 처음에는 별 대화를 하지 않다가 서로 대화를 하며 우정을 쌓아나간다.


 암에 걸린 두 사람은 의사로부터 짧으면 6개월, 길면 1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전해 듣는다. 카터는 자신이 쓰던 버킷리스트를 구겨버리는데, 카터가 적은 버킷리스트를 주워서 읽은 에드워드는 카터에게 자신과 함께 그 버킷리스트를 실천해보자고 말한다. 이때부터 두 사람의 여행이 시작한다.


 두 사람은 스카이다이빙을 시작으로 중국 만리장성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를 하기도 하고, 이집트 피라미드를 보면서 삶의 활기를 되찾는다. 중간 중간에 영화를 시청하는 사람을 위해 웃음을 주는 장면도 여럿 있었는데, 그 장면이 이어지는 동안 피라미드에서 한 말이 상당히 기억에 남았다.


 카터는 에드워드에게 이집트에서 전해지는 사람이 죽으면 사후세계로 가는 문 앞에서 듣는 질문을 말한다. 그 질문은 두 가지가 있다. 한 가지는 "삶의 기쁨을 찾았나?"이고, 또 다른 한 가지는 "남에게도 기쁨을 주었나?"라는 질문이다. 이 두 질문은 어쩌면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질문일지도 모른다.


 그 두 가지 질문을 곱씹으면서 영화를 보았는데, 마지막에 이르러 두 사람이 헤어진 후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에드워드는 수술대에 오르는 카터가 남겨준 편지를 읽으면서 두려워 도망치기만 한 자신의 딸과 만나게 되고, 마지막으로 후회하지 않기 위한 버킷리스트를 실천한다.


 영화는 우리에게 인생을 살아가면서 찾아야 할 즐거움, 시간은 '한때'에 불과하다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두 사람이 적은 버킷리스트는 쉽게 이룰 수 없는 것도 있었지만, 마음만 먹으면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일도 있었다. 단지 그 일을 실천할 용기가 없어 외면했기에 실천하는 일이 어려웠을 뿐이었다.


 오늘 나도 실천할 용기가 없어 외면하는 일이 많다. 그냥 시작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데,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 않고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아직도 나는 겁쟁이다. 고작 한 번 해본 경험으로 삶을 바꾼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며 '노지야, 할 수 있다!'라며 스스로 말을 건네지만, 절대 쉽지 않았다.


 그래도 조금씩 용기를 얻으면서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자신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대학에서 모집한 12월에 떠나는 한일학생관광교류회에도 지원해서 운 좋게 합격을 했다. '하아, 내가 잘할 수 있을까?'는 걱정을 심하게 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정말 이 일을 해서 다행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고 믿는다.


 고민을 하면서 떠났던 일본 겐카이정 홈스테이가 그랬다. 내가 내 삶의 즐거움을 찾지 못하게 하는 것은 오로지 내가 가진 두려움이다. 거절당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 실패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망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 두려움을 이겨내야 한다. 영화 <버킷리스트>의 카터는 "Find joy your life.(네 삶의 즐거움을 찾아라.)"라고 말한다.


 나는 지나면 과거일 기적인 오늘을 내 삶의 즐거움을 찾기 위해 쓰고 싶다.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하고,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하는 것.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이것밖에 없지만, 여기서 만나는 수많은 기회가 찾아와 도전하게 될 것이다. 그때 웃으면서 '지금이 즐거워!'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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