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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 미우 Jun 23. 2015

새하얀 도화지 위에 꿈을 그리다

조금 다른 소설 <사쿠라장의 애완 그녀>에 관하여

나는 책을 읽을 때마다 종종 내가 가슴에 품고 있는 꿈과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멍하니 생각해보고는 한다. 책의 주인공처럼 당당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멋진 삶을 살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현실적으로 그런 일은 어렵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가로저으며 낙담하기도 한다. 아마 많은 자기계발서 혹은 소설 등을 읽었던 사람은 비슷한 경험을 해보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알리바바 마윈의 12가지 인생 강의>, <왜 일하는가>, <나는 나에게 월급을 준다>, <100달러로 세상에 뛰어들어라>, <멈추지 마, 다시 꿈부터 써봐> 등의 다양한 책을 읽으면서 나는 그 꿈을 실천해보기도 했고, 가만히 멈춰 서서 생각해보기도 했다. 어떤 사람은 '꿈을 이루는 건  꿈같은 이야기다. 평범하게 취업해서 먹고 살 궁리나 해라.'이라는 말을 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꿈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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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는 역시 꿈이 있어야 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스물다섯의 나이를 먹고 피아노를 배우면서 박자가 맞지 않아 곡이 곡처럼 들리지 않아 내게 화를 내면서도 할 수 있는 건 '내가 하고 싶은 일이자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비록 현실은 초라할지 몰라도, 꿈을 꾸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건 반짝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자기계발서는 언제나 이성적으로 꿈에 접근해서, 언제나 현실을 뛰어넘는 실천력으로 도전하라는 메시지를 조금 건조하게 이야기한다. 하지만 꿈을 소재로 하는 소설이나 에세이 같은 문학 작품은 좀 더 따뜻하게 그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달해주는데, 과거에 읽었던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이 그 대표적인 책이었다. 정말, 그 책은 좋은 책이었다.


그리고 오늘은 남들에게 조금 비웃음을 살 수도 있지만, 똑같이 꿈을 이야기하는 한 소설을 소개하려고 한다. 그 소설은 <사쿠라장의 애완 그녀>이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라이트 노벨' 장르에 해당하는 소설로,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되며 많은 호평을 받았다. 여 주인공이 지닌 재능이 조금 말도 안 되게 뛰어나기도 하지만, 꿈을 좇아 서툰 성장을 하는 이야기가 정말 잘 그려져 있다.

평범한 독서가가 아는 책과 조금 다른 '사쿠라장의 애완그녀' 표지

어떤 사람은 인생이라는 새하얀 도화지 위를 그림도 없이 새까만 색으로 덮어버리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은 다채로운 색상으로 정말 멋진 작품을 그리기도 한다. 도화지 위에 어떤 그림을 어떤 색으로 그릴 것인지는 개인이 어떤 것을 가슴에 품고 있는 가에 달렸다. 마시로가 소라타를 처음 만났을 때 "넌 무슨 색이 되고 싶어?"이라는 질문은 바로 이 작품의 주제였다고 생각한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서도 '백지 편지'에 대한 답장을 넣어주는 나미야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있다. 할아버지는 "백지이기 때문에 어떤 지도라도 그릴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당신 하기 나름인 것이지요. 모든 것에서 자유롭고 가능성은 무한히 펼쳐져 있습니다. 이것은 멋진 일입니다. 부디 스스로를 믿고 인생을 여한 없이 활활 피워보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이라는 답을 넣어주신다.


세상은 우리에게 그저 남들과 똑같은 지도로 똑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인생을 똑바로 사는 법이라고 말하고, 아무 것도 그려지지 않은 새하얀 도화지 위에 다채로운 감정을 담은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 세상이 원하는 형식적인 색으로 칠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을 요구한다. 뭐, 그게 자신의 인생에서 자신의 답을 찾지 못한 사람에게는 답일지도 모른다. 이건 내가 뭐라고 할 수 없으니까.


그러나 나는 하고 싶은 것을 고민하면서 그저 남이 보여주는 답안지를 베껴 그리기보다 내 감정을 담은 다채로운 그림을 그리고 싶다. 이 라이트 노벨 <사쿠라장의 애완 그녀>는 그렇게 노력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즐겁고, 때로는 함께 아파하면서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비록 '라이트 노벨'이라 읽지 않을 사람도 있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작은 소설을 즐겨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총 11권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 글을 읽을, 혹은 읽은 독자에게 마지막으로 묻고 싶다. "지금 당신은 당신 앞에 펼쳐진 새하얀 도화지 위에 무엇을 그리고 있나요……?"



이 글은 블로그 <노지의 소박한 이야기>에 발행한 글을 편집하여 재발행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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