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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 미우 Jun 24. 2015

왜 나는 자꾸 이렇게 보는 걸까

언제나 내 눈에는 모든 게 악으로 보인다

나는 사람들의 선행을 그 자체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언제나 사람들의 선행 속에는 또 다른 노림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비록 그 사람들의 선행에 '악(惡)'이 없다고 하더라도 선행 자체가 '선(善)'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왜냐하면, 고소득 계층의 어떤 사람이 아무리 좋은 기업에 기부를 하더라도

그 기부 금액 전액이 정말 순수한 의도로 사용될 것이라는 믿음은 가당치 않기 때문이다.

1000만 원을 기부하면, 적어도 80% 확률로 금액 상당수가 개인 주머니에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내가 내가 미쳤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내가 너무 부정적으로 모든 것을 본다는 것을 알고 있다.

세상에는 내가 생각하는 '악'보다 '선'이 더 클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자꾸 모든 것이 '악'으로 느껴진다.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게 '악'으로 보인다.

왜 자꾸 나는 그런 걸까?

이윽고 나는 한 가지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어릴 적에 당한 부당한 경험을 또 이야기하는 건 번거롭다.

아주 단순했다. 그건, 내가 바로 '선'보다 '악'에 가까운 부족한 사람이니까.


아직 진심으로 선행을 해본 적도 없고,

진심으로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고 시도해본 적도 없고,

진심으로 가까이에 있는 사람의 행복을 위한 말 한 마디 건넨 적이 없다.


그래서 나는 '선'보다 '악'에 치우친 인간이다.

그래서 내 눈에는 '선'의 모습보다 '악'의 모습이 더 강하게 보인다.

그래서 나는 또라이라는 욕을 들어도 세상을 '악'으로 규정하는 짓을 멈추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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