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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 이벤트

by 덕후 미우

나는 어린 시절 때부터 온라인 게임을 하는 것을 좋아했다.

책을 읽는 것만큼이나 온라인 게임을 좋아한 이유는 높이 올라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는 현실에서는 아무리 죽을 듯이 발버둥을 치더라도 넘을 수 없는 사차원 벽은 넘을 수 없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은 플레이 시간이 길수록 스킬도 숙련되고, 레벨이 올라서 높은 곳에 올라갈 수 있다.

높은 곳에 올라갈수록 게임 내에서 할 수 있는 일도 많아졌고

게임 속 사람들과 어울리며 시답잖은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다.


그런데 최근 온라인 게임은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현실에서 넘을 수 없는 사차원 벽이 온라인 게임 내에서도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흔히 말하는 과금이 그렇다.


과금을 통해서 어떤 유저는 손쉽게 고급 아이템을 손에 넣어 빠르게 성장한다.

과금할 수 없는 유저는 스스로 중저가 아이템으로 성장하다가 금새 한계에 부딪힌다.

이제는 현실에서의 벽이 온라인 게임에서의 벽이 되어버리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런 것을 넘을 수 있다는 기대를 품게 하는 것이 게임 회사에서 판매하는 사행성 아이템이다.

몇 퍼센트의 확률로 최고급 아이템을 손에 넣을 수 있는 사행성 아이템은 늘 불티나게 팔린다.

단 한 번도 최고급 아이템에 당첨된 적이 없어도 고급 아이템만 얻어도 이득이기에 구매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게임 회사는 게임 내에서 일어나는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이벤트를 열기도 한다.

몇 시간 정도 어떻게 플레이를 하느냐에 따라 포인트를 적립해주면서 아이템을 얻을 기회를 준다.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를 개최하여 게임 속에서 '대박'을 노릴 수 있도록 한다.


마치 그것은 현실에서 로또 복권을 사는 것과 마찬가지의 일이었다.

적어도 게임은 플레이만 하면 꽝 없는 당첨이 있는 이벤트이지만

온라인 게임 이벤트는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 이벤트에 몰입한다.


이 글을 쓰는 나도 그렇다.

8시간 접속 이벤트를 위해서 로그인한 계정으로 컴퓨터를 계속 켜두고 있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 짓을 하는 건지 종종 이해할 수 없을 때가 있다.


그런데 사람의 욕심은 커다란 재물을 얻을 수 있다는 기회에 눈이 멀어 자제력이 옅어지기 마련이다.

평범한 사람도 중독에 가까운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는 온라인 게임 이벤트.

오늘도 나는 그 이벤트의 포로가 되어 하루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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