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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 미우 Nov 07. 2017

휘핑크림 얹져줄까

어머니와 함께 아울렛에서 쇼핑을 하던 도중 목이 말라 카페에 들렀다.

그런데 그 카페의 카운터에는 고등학교 때의 친구가 있었다.

서로 활짝 웃으면서 주먹을 맞댈 정도로 친했던 것은 아니지만, 고등학교에 다니던 3년 동안 같은 반이었던 친구 중 한 명이었다.


서로 뜻하지 않은 재회에 놀라워하면서 간단히 인사를 나누었다.

친구는 주문을 받으면서 "휘핑크림은 얼마나 얹져줄까?"라고 물었다.

사실 카페에 잘 들리지 않던 나는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도대체 휘핑크림이 뭐지?'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 친구 또한 내 표정을 보고 '아, 이 녀석 휘핑크림이 뭔지 모르는구나.'라는 걸 알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또래가 익숙한 문화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겉돌기도 했지만, 주변의 몇 친구들이 챙겨주었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어울러 지낼 수 있었다.


나는 "음, 뭐 그냥 대충."이라고 대답했다.

친구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그냥 내가 알아서 해줄게."라고 답하면서 주문한 커피를 내줬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뭘 시켰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이후에 '휘핑크림'이 무엇인지 공부를 할 법도 한데, 나는 카페에 별로 갈 일이 없다고 생각하며 아직도 휘핑크림이 무엇인지 모른다. 당시에는 무슨 아이스크림 같은 거라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생각히보면 아이스크림도 아닌 이상한 크림이었던 것 같다.


그 친구와는 아울렛에서 만난 이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분명히 잘 지내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다음에 또 만나면 웃으면서 "도대체 휘핑크림이 뭐야?"라고 물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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