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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 미우 Nov 11. 2017

나는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책 이야기]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한국 사회에서는 '빨리, 빨리'라는 말 그대로 많은 사람이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른 채 무작정 빠르게 뛰어가려고 한다. 배달 음식이 배달하고 도착하는 시간, 택배를 주문하고 택배가 도착하는 시간이 빨라지는 것만큼 우리는 '인생에 대한 결과'를 기대하는 시간도 빨라졌다. 이렇게 되어버린 건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는 어릴 때부터 받은 교육을 예로 들고 싶다.


 한국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어른들로부터 "그냥 해라. 쓸데없는 생각, 고민하지 말고 그냥 시키는 대로만 해라"는 말을 들으면서 자랐다. 자신이 가는 길에 관하여 '이게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거지?'라는 고민을 해보지도 못하게 하였기에 아이들은 어떤 목적의식도 없이 어른들이 시키는 대로만 삶을 살았다. 그리고 어른이 되었다. 어른이 되니 자신을 그렇게 보채기만 했던 어른들은 "이제 너도 어른이니 너 알아서 살아라."라고 말한다. 그러니 어찌 당황하지 않을 수 있을까?


 더욱이 어른들은 뒤늦게 정체성을 찾아나서는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다. 흔히 말하는 한국 사회의 기성세대가 되어버린 어른들은 "아직도 직업을 못 구했어?" "아직 꿈 타령이나 하고 있냐?"라는 식으로 빨리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젊은 세대를 달달 들볶는다. 지금 하지 않으면 완벽히 낙오자 취급을 당하는 사회 속에서 젊은 세대를 빠르게 답을 구할 수밖에 없고, 그 답이 나를 위한 건지 고민하기 전에 덥석 선택해버린다.


 사실, 빠르게 무엇을 하려고 하는 행위 자체를 무조건 비난만 할 수는 없다.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빠르게 무엇인가를 하고 싶어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욕심이고, 꿈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추진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빠르게 달리기만 하더라도 분명한 방향이 정해지지 않으면, 절대 골인 지점에 도달할 수 없다. 스트라이크존을 몰라서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던질 수 없는 투수는 야구에서 아무런 역할도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이라는 제목을 가진 책은 제목만큼의 이야기를 가진 책이다. 이때까지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고, 생각할 기회가 없었던 사람이라면 한 번쯤 책을 읽어보며 곰곰이 나를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아직도 한국 사회에서는 '나'를 생각하기보다 '남보다 먼저 해야 해.'라는 강박관념 때문에 여기저기에 무작정 달려나가려고만 하는 경향이 짙다. 남보다 먼저 배우는 것은 좋다. 하지만 그 배움을 통해 자신의 인생 속에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그 방향을 잡을 필요가 있다.


 게다가 삶에서 방향보다 속도를 중시할수록,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 부딪히게 될지도 모를 실패라는 장애물을 심하게 두려워하게 된다. 우리가 달리고 있는 삶이라는 길은 넘어지지 않게 잘 닦여진 길이 아니다. 작은 돌부리, 큰 돌부리… 그 이외에도 우리가 넘어지도록 하는 많은 장애물이 있는 길이다. 그러니 방향을 잘 잡을 필요가 있는데, 방향은 무시한 채 속도만 중요시하는 사람은 잘 닦여진 길이 아닌 이상 달리려고 하지 않는다. 아니, 그 길을 통해 볼 수 있는 골인 지점을 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이것은 심히 잘못된 것이다.


 물론, 장애물이 없는 길을 최고 속도로 달려서 빨리 골인 지점에 도착할 수 있다는 건 무엇보다 좋은 일이다. 나라도 그런 길이 있으면, 그런 길로 달리고 싶다. 아마 금수저가 그렇지 않을까? 하지만 평범한 삶을 사는 우리는 그러한 삶을 기대할 수 없다. 우리가 가야하는 삶은 몇 번이고 넘어지고, 아파하고, 울고 싶어지는 힘든 순간을 맞닥뜨려야만 한다. 이 과정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디'를 가고 있는지 알 필요가 있다. 분명하지 않은 목표는 길을 돌리거나 포기하게 만들지만, 분명한 목표는 그래도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를 읽어보면 이런 글이 있다.


커넬 할랜드 샌더스는 치킨요리 프랜차이즈 계약을 따내기 위해 낡아빠진 포드 승용차를 타고 미국 전역을 돌아다녔다. 그때 그의 나이는 65세였다. 잠은 승용차 안에서 자야 했고, 식사는 닭튀김으로 해결했다. 그러나 그 누구도 그의 치킨요리와 사업계획을 인정해주지 않았다. 무려 1008번이나 퇴짜를 맞았다. 실패와 한계의 나날이었다. 그러나 그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성곤은 반드시 오리라는 것을 믿었다. 그리고 마침내 1009번째로 찾아간 레스토랑에서 첫 계약을 따낼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KFC이다.

중요한 것은 한 번 실패했다고 해서 피하거나 주눅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삶의 지혜를 배웠다는 마음으로 다시 시도하고 그것을 교훈삼아 더 크게 도약하면 된다. 실패를 겁내는 것보다 차라리 실패를 해야 하낟.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부족하고 미숙하더라도, 일단은 부딪혀라.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위대한 실패자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하지만 너무 서둘러선 안 된다. 꿈과 비전을 큰 그림으로 그리되 일단 작은 것부터 하나씩 쌓아가야 한다. 작은 성공을 차곡차곡 모으면서 성공확률을 높여라. 그러다보면 자신감도 회복하고 성공에 대한 신념도 생기게 마련이다.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라는 책은 책을 읽는 독자가 '지금, 당신은 왜 달리는지, 어디를 향해 달리는지 알고 있습니까?'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우리가 지금 왜 사는지,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모른 채 삶을 산사는 것은 대체 어떤 의미가 있을까? 매일 먹고, 일하고, 술 한잔하며 놀고, 자는 일상이 반복될 뿐이다. '이렇게 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는 말은 생각을 멈춘 사람의 변명이다. 우리는 작은 부분부터 변화를 시도하여 조금 더 큰 변화를 우리가 만들어낼 수 있다.


 이 글을 쓰는 나와 이 글을 읽는 독자가 지금의 자신이 왜 달리고 있는지, 어디를 향해 달리고 있는지… 그 답을 잠시 고민해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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