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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 미우 Aug 15. 2018

배워라

만약 어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 일에 대해서 배워야 한다.

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영역을 확장하고 싶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하고 싶은 내가 제일 먼저 선택한 건 장비를 구매하는 일이었다.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도 모르면서 30만 원에 이르는 UFO PRO 마이크를 구매했고, 10만 원에 이르는 로지텍 캠을 구매했다. '무엇을 하기 위해서는 역시 장비빨이 필요하지!'라는 일념으로 말이다.

이건 정말 미친 짓이었다. 마이크와 캠을 구매해놓고 나는 도저히 두 개의 기기를 잘 사용할 수 없었다.

내 목소리를 조금 더 부드럽고, 매력적으로 만들어줄 것으로 생각한 마이크는 오히려 투박하고 발음이 어설픈 내 목소리를 더 생생하게 녹음하는 탓에 이불킥을 해야 했다.

캠은 말할 필요도 없다. 살이 뒤룩뒤룩 찐 내 모습을 보면서 '이건 미친 짓이야. 절대 내 모습을 드러낼 수는 없어.'라며 당장 캠을 책상 서랍 한구석에 넣고 말았다.


'하, 시발. 도대체 내가 왜 이 미친 짓을 한 거지?'라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기기를 가지고 있어도 제대로 사용하는 법도 모르는데, 일단 장비부터 사고 보는 장비병.

이건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나의 이야기였다. 영상 촬영하고, 음성을 녹음해서 멋진 영상을 만든다?

편집 프로그램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데다 자기혐오에 쩔어있는 내가 넘어서기에는 너무 높은 벽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벽을 한사코 올라가 보고자 동영상 프로그램 프로미어를 설명하는 책을 구매했다. 그런데 책이 너무 어려운 데다 책에서 설명하는 화면과 실제 프로그램 화면이 달라 도무지 알아먹을 수가 없었다. 괜히 '이런 걸 어떻게 초보자가 보고 따라 하라는 거야!?'라며 책에 분풀이를 하기도 했다.

역시 모르는 분야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그 분야에 대한 배움이 선행되어야 한다.

도전하는 일, 실천하는 일도 좋지만, 일단 최소한의 지식은 있어야 뭘 할 수 있다.


만약 어떤 일을 하고 싶다면, 제일 먼저 그 일에 대해서 배워라.

배워야 뭐라도 할 수 있다.

장비를 사는 게 아니라 배워야 장비를 활용할 수 있다.

초보자에게는 스마트폰 카메라와 DSLR 카메라가 똑같은 카메라에 불과하다.

처음에는 가지고 있는 물품으로 조잡한 영상을 찍더라도, 일단 배워야 좋은 장비를 활용할 수 있다.

허영심을 버려라. 나는 뭐든지 금방 배워서 잘할 수 있다는 자만심을 버려라.

배우지 않고 사람은 무엇을 제대로 해낼 수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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