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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 미우 Aug 21. 2018

다름

만약 다름을 인정하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는 더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오늘날 다름을 인정하는 건 나와 너의 다름을 인정하는 걸 넘어

우리 사회와 다른 사회의 다름을 인정하고, 나라의 다름을 인정하는 차원에 이르러야 한다.

몇 년 전부터 '다양한 가치관이 대두하는 다양성 사회를 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아직도 한국은 다름을 받아들이는 일이 낯설다. 단지 다를 뿐인 것을 '틀렸다'고 여전히 말하고 있다.

시대가 변하면 사람의 가치관도 함께 변해야 하는데 여전히 변하지 못하고 있는 거다.

그러다 부딪히는 과정에서는 '다름=틀림'으로 인식되고,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는 갈등을 겪는다.

단순히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 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름=틀림으로 인정하는 잘못된 문화는 여러 나라 출신의 사람이 모여 생활하는 오늘날 사회에서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외국인 차별이다.

얼마 전에도 한 노인이 외국인을 향해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며 삿대질을 하고, 욕설을 섞어가며 아무런 죄도 없는 사람을 향해 고성을 지르는 영상이 페이스북에 올라왔다. 더 어이가 없는 건 당시 사건을 조사한 경찰관이 외국인을 향해 "한국에서 인종 차별은 범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밝힌 부분이다.

그렇다. 한국에서 인종 차별은 범죄가 아니다.

아니, 애초에 차별 자체가 범죄가 되지 않는다. 이 한국이라는 사회에서는.

한국이라는 사회는 아직도 차이와 차별을 잘 구별하지 못한다.

단지 나와 달라서 드러나는 차이를 두고, 다르다고 인정하는 게 아니라 틀렸다고 보면서 차별을 한다.

부모 세대부터 자식 세대까지 이러한 차별이 깊숙이 새겨진 한국 사회에서는 이 벽을 넘기가 도통 쉽지 않다. 이러한 벽은 혐오 사회를 맞이하며 또 다른 혐오를 부추기는 계기로 자리 잡았다.

임대 아파트 분양 아파트 차별 문제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이 문제는 한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나누어 줄 세우면서 큰 문제가 되었고, 어떤 아파트에서는 임대 아파트가 분양 아파트 길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담으로 길을 막으면서 이슈가 되기도 했다.

다름을 틀림으로 여기고, 차이를 차별로 여기는 우리 사회는 아직 다름을 인정할 수 있을 때까지 그 거리가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화합과 소통을 강조하지만, 갈등과 불화를 통해 이익을 얻는 사람들이 줄어들지 않은 이상 우리 사회는 진정한 의미로 화합과 소통으로 나아가기 어려울 거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나부터 다름을 인정하고, 차별하지 말자.'라며 행동으로 실천하는 수밖에 없다. 우리가 자신도 모르게 가지고 있는 편견을 없애야 다른 게 틀린 것이 아님을 받아들일 수 있다.

만약 다름을 인정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우리 사회에 미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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