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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 미우 Sep 14. 2018

마시멜로

만약 오늘의 행복을 추구한다면 우리는 내일의 행복을 포기하는 셈이 되는 걸까?

어릴 적에 읽은 <마시멜로 이야기>라는 책에는 한 가지 실험을 토대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어린아이 앞에 마시멜로를 둔 채, 만약 1시간을 기다리면 마시멜로를 2개를 주겠다고 말하며 아이의 참을성을 테스트한 실험이다.

이 실험에서 1시간을 참지 못한 채 마시멜로를 먹은 아이와 1시간을 참은 후 마시멜로를 2개 먹은 아이로 표본이 나누어졌다. 이 두 표본의 아이들을 시간이 지나 다시 조사했더니, 1시간을 참지 못한 채 마시멜로를 먹은 아이보다 1시간을 참은 후 마시멜로를 2개 먹은 아이가 더 성공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마시멜로 이야기>가 베스트셀러가 되어 큰 인기몰이를 할 때 우리 사회에서도 이러한 가치관이 크게 성장했다. 오늘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게 아니라 언제가 될지 모르는 내일을 위해 오늘을 투자하는 게 바르다고 본 것이다. 덕분에 우리는 언제나 오늘이 아니라 내일을 살아가는 삶을 살게 되어버렸다.

물론, 이런 삶이 나쁜 건 아니다. 오늘을 흥청망청 보내는 사람이 내일을 똑바로 보낼 수 있을 리가 없다. 내일을 준비하는 사람만이 조금 더 건실하고 착실한 인생을 보낼 수 있으며, 사회적인 측면이나 경제학적 측면으로 보더라도 성공할 확률이 눈에 보일 정도로 높다.

하지만 '행복'이라는 기준으로 생각했을 때는 이제 마시멜로 실험에 대해 의문이 자주 제기되고 있다.

일본에서 출판되어 한국에서도 번역 발매되며 커다란 인기를 얻은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을 통해 퍼진 아들러 심리학은 '지금, 여기'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겼다. <미움받을 용기>는 일단 지금, 여기를 사는 데에 집중해야 우리가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거기에 진정한 행복이 있다고 말한다.

솔직히 마시멜로의 행복과 아들러의 행복 둘 중 어느 하나가 정답이라고 말하기엔 어렵다. 오늘의 유혹을 견뎌 내일을 준비하는 게 옳을 수 있고, 오늘 즐겁게 보내는 일이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을 걱정하는 것보다 옳을 수도 있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안은 이 두 가지를 적절히 섞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오늘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내일 행복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우리가 오늘 행복하기 위해서 하는 일은 내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애초에 오늘을 건실하게 보내지 않는 사람이 오늘 행복할 리가 없다. 행복이라는 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모두 하고, 성취감을 느끼는 하루를 보내는 일이다.

이건 <미움받을 용기>의 아들러가 주장한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일이자 오늘의 마시멜로를 한두 개 정도 까먹은 이후 내일도 한두 개 정도 까먹는 일이 될 수 있다. 아들러는 이렇게 말한다.

"낙관적이어야 한다. 과거를 후회하지 않고, 미래를 불안하게 여기지 않고, 지금 '여기'를 보아야 한다."

즉, '지금, 여기'에 충실한 사람만이 오늘 행복할 수 있고, 내일도 행복할 수 있다. 오늘을 자신 있게 살아가는 사람은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은 불안해하지 않는다. 내일도 오늘과 마찬가지로 '지금, 여기'를 보면서 해야 할 일을 하며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거다.


만약 오늘의 행복을 추구한다면, 우리는 내일의 행복을 포기하는 셈이 되는 걸까?


이 질문에 대해 스스로 고민해보며 답을 내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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