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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 미우 Sep 20. 2018

김연아

만약 김연아를 실제로 만나게 된다면, 나는 가슴이 설레서 정말 심장 마비가 걸릴지도 모른다.

막연히 우리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 한 명을 만날 수 있다고 가정했을 때, 나는 스티브 잡스나 문재인 대통령 같은 분이 아니라 김연아를 만나고 싶었다. 김연아는 나와 같은 90년생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또래의 90년생이 도달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른 사람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피겨스케이팅을 잘 알지 못하고, 그녀가 피겨스케이팅에서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했을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최고의 선수로서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에서 인정받는 일이 쉽지 않다는 건 잘 알고 있다. 그 뒤에는 남몰래 땀 같이 흘리는 눈물이 있었을 거다. 땀인지 눈물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노력했기에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 것이다. 더욱이 그녀는 은퇴한 이후에도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모습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일본어 수업을 들으면서 한 일본어 교수님이 "김연아는 진짜 사람 아닌 것 같다. 아사다 마오를 보면 은퇴 이후 조금 무뎌지는 모습을 보면서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김연아는 은퇴한 이후에도 어쩌면 그렇게 완벽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말씀하시기도 했다. 그 말을 들으면서 나는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누구나 은퇴를 하면 자기관리가 조금이라도 허술해질 때가 있다. 그러나 김연아는 달랐다. 은퇴 이후에 오히려 더 많은 주목을 받을 정도로 철저한 자기관리로 한국 광고계에서 활약하기도 하고, 올림픽 유치 때도 최전선에 서서 활약하며 끝없는 찬사를 들었다.

그래서 나는 더 김연아를 만나고 싶다. 김연아를 만난다면, "어떻게 한결같이 노력할 수 있느냐?"라고 묻고 싶다. 분명히 그녀 자신도 종종 견디지 못해 무너지고 싶을 때가, 모든 것을 손에서 놓고 싶을 때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사람이라면 그럴 수밖에 없다. 완벽해지기 위해서 노력하는 이상 사람은 이상과 현실의 싸움 속에서 녹초가 되기 마련이다. 누가 더 오래 참는지의 승부에서 김연아는 훌륭히 승리를 거두었다. 똑같은 시간의 인생을 살았어도 아직 그 절반도 해내지 못한 나는 김연아를 만나 "지금의 너를 있게 한 건 뭐야?"라고 물어보고 싶다. 할 수 있다면 며칠이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성공 비결이 아닌, 어떻게 나약한 자신을 이기고 강한 모습을 한결같이 유지할 수 있었는지 묻고 싶다.

만약 김연아를 실제로 만날 수 있다면, 나는 다른 어떤 일보다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만약 김연아를 실제로 만나게 된다면, 가슴이 너무 설레서 심장 마비가 걸릴지도 모른다.

그래도 꼭 살면서 한 번은 만나 직접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 이것은 29년을 산 나의 평생 꿈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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