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도 너무 덥습니다.
아침에 괴로워하면서 눈을 뜨니
시계가 새벽 5시 1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도무지 더워서 잠을 계속 잘 수가 없어 눈을 뜨고 말았다.
여름이 아닌 때에 일찍 눈을 뜨면
언제나 '오늘 내가 새벽에 무엇을 해야 하는 가보다.'는 생각에
일정표를 찾아보면서 '내가 깜빡한 일이 무엇이 있지?'라며 골똘히 생각에 잠겼었다.
그런데 여름이 이 맘 때에 눈을 뜨면
해야 할 일을 찾기보다 "더워!"이라는 말이 먼저 나온다.
같은 새벽 아침에도 불구하고 나를 맞이하는 아침의 소리가 다르다.
평소 같은 새벽 아침이라면
뒷산의 새소리를 들으면서 좀 더 눈을 감을 수 있다.
그리고 자연 속에서 나를 들여다 보면서 하루를 시작할 힘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오늘 같은 여름 새벽 아침은
뒷산의 새 소리보다 뒷산의 매미 소리가 더 강하게 들린다.
여름을 더 뜨겁게 한다는 매미들의 소리는 눈 뜬 아침에 더 맥이 빠지게 한다.
매미의 울음소리에는 짝을 찾는 소리가 있고,
친구를 찾는 소리가 있고,
그냥 우는 소리가 있다고 했나?
그 녀석들도 살아감을 증명하기 위해서 열심히 우는 것이다.
그러니 내가 어찌 하겠는가. 그저 들으면서 '여름이다. 덥다.' 할 수밖에 없다.
오늘도 새벽의 왕이 된 매미 소리를 들으며 선풍기에 더위를 식히는 아침을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