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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 미우 Oct 24. 2018

열중

만약 무언가에 열중하고 싶다면, 지금 맡은 일에 책임감을 지니고 끝까지 해낼 수 있어야 한다.

종종 어떤 사람들이 "나는 너처럼 좋아하는 일을 발견하지 못했어. 살면서 한 번도 열중한 일을 해보지 못한 것 같아."라며 좋아하는 일을 찾지 못한 자신에게 한숨을 쉬곤 한다. 나는 그런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한 가지 있다. 좋아하는 일을 찾지 못했다면, 지금 맡은 일에 책임감을 가지고 끝까지 해보라는 거다.

좋아하는 일을 찾지 못했다고 말하는 사람 중 상당수가 지금 하는 일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 왜냐하면, 지금 하는 일은 내가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 먹고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일로 여기기 때문이다. 그렇게 일을 하면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내가 좋아하는 일을 뭘까?'라며 고민만 한다고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 없다. 지금 하는 일을 좋아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지금 하는 일에 책임감을 지니지 못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일을 찾을 리가 없다. 그런 사람은 좋아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시작한 일도 반도 하지 못한 채 '이건 나와 맞지 않는 일인 것 같아.' '이건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좋아하는 일이 아니었어.'라며 또 다른 걸 찾는다. 지금껏 열중할 수 있는 일을 찾지 못한 게 아니다. 지금까지 어떤 일 하나에도 열중하지 못했던 거다.


<지금 이대로 괜찮은 당신>이라는 책을 읽으면 이런 글이 있다.

"갖고 싶은 것과 이미 가진 것은 항상 정반대이다. 원하는 것은 아직 내 것이 아니고, 이미 가진 것은 이제 별 것 아니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인생은 짧다. 허송세월을 보내기엔 시간이 너무 아깝다. 또한 인생은 길다. 꿈을 내 것으로 만들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러야만 한다."


나는 이 글을 읽으면서 생각했다. 우리가 애타게 찾고 있는 좋아하는 일을 지금 하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마냥 반복되는 일상에 질러서 '내가 좋아하는 일이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건지도 모른다고. 물론, 정말 지금 하는 일이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일이거나 도무지 적성에 맞지 않아 작은 애정조차 갖기 어려울 수도 있다. 만약 심각한 블랙 기업에서 일하며 하루하루 메말라가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때는 물불 가리지 않고 과감히 그만두는 일도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자신이 하는 일에 몰입해볼 필요가 있다.

지금 하는 일이 좋아하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되는 이유는 흥미가 없기 때문이다. 흥미가 없는 이유는 일이 서툴러 잘하지 못하는 탓일 수도 있고, 내가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하지 않는 탓일 수도 있다. 지금 하는 일을 내 일이 아니라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매일 시계만 보며 퇴근 시간만 기다리는 사람이 일을 좋아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런 사람은 직장에서 하는 일만이 아니라 일상에서 하는 모든 일이 그저 시간을 때우기 위한 귀찮은 일에 불과하다. 당연히 무언가에 빠져서 진지하게 열중하는 일은 앞으로도 겪지 못할 거다.

인생을 짧아서 허송세월을 보내기엔 너무 아깝다. 반대로 인생은 또 길기도 해서 우리가 꿈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을 참지 못해 '이건 내가 좋아하는 일이 아니야.'라며 고개를 돌려버리는 사람들은 꿈을 말할 자격조차 없다. 꿈을 말할 최소한의 자격은 지금 하는 일에 책임감을 가지고 끝까지 해보기 위해 매달리는 일이다.


<지금 이대로 괜찮은 당신>에는 이런 글도 있다.

"무엇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것도 안타깝지만, 정말 안타까운 건 멀리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 알고 보니 가까이에 있었다는 사실이야."


어쩌면 우리는 자신에게 '나는 슈퍼맨 같은 사람이야', '나는 김연아 같은 사람이 될 수 있는 사람이야.'라며 지나치게 큰 기대를 걸면서 자신을 부정하는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오늘 자신의 모습이 어릴 적에 꿈꾼 자신의 모습과 달라서 부정하고, 지금 하는 일에 책임감 없이 대충 흘려버리기만 한다면, 그 사람은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며 자신의 인생을 제대로 살아가지 못할 것이다. 늘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하는 사람을 향해 '너는 좋아하는 일을 해서 좋겠다.'라며 부러워하거나 질투를 하거나 자책을 할 뿐이다.


만약 무언가에 열중하고 싶다면, 지금 맡은 일에 책임감을 가지고 끝까지 해보자. 퇴근 시간이 6시라고 업무 메일을 쓰는 도중 퇴근해버리는 무책임한 태도가 아닌, 급한 작업을 하는 도중 '내 일이 아니라 회사 일이니까. 난 갈래'라며 퇴근해버리는 무책임한 태도가 아닌, 업무 시간에 업무에 집중하지 않은 시간이 있으니 지금 하는 일은 마저 다 하고 퇴근한다는 그런 책임감이 필요하다. 그런 사람만이 좋아하는 일은 발견할 수 있고, 지금 하는 일을 좋아할 수 있고, 곧 '지금, 여기'에 열중하며 지금을 살 수 있게 되는 법이다. 그런 사람이 바로 소소한 성공을 쌓아 지금의 행복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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